[한경닷컴] 부산항에 기항할 예정이었던 1만38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인 다니엘라호가 스케쥴 지연으로 부산항 입항 계획을 취소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12일 “다니엘라호의 주인이자 세계 2위 선사인 MSC가 15일 대한통운 감만부두로 예정돼 있던 다니엘라호의 부산항 입항 계획을 취소한다고 최근 알려왔다”고 밝혔다.MSC 측은 “유럽∼중국 항로를 운항하던 다니엘라호가 실제 운항이 스케줄에 비해 엿새나 늦어져 불가피하게 중간 기항지였던 부산항을 빼고 중국으로 바로 갈 수 밖에 없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 배는 20피트 짜리 컨테이너를 1만3800개까지 실을 수 있다.무게가 15만1000t에 길이 366m,너비 51.2m,높이 29.9m로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박이다.지난해 12월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된 다니엘라호는 첫 기항지로 부산항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얕은 수심 등을 문제 삼아 중국 상하이항으로 첫 기항지를 바꿨었다.

BPA와 대한통운 등 부산항 관련 기관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다니엘라호의 입항이 글로벌 선사들을 부산항으로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과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지난달 MSC 측이 기항 통보를 해왔을 때 BPA는 부두운영사 등과 대책회의까지 가졌다.MSC 측이 기항통보를 하면서 ‘다니엘라호의 안전 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이 만족됐을 때’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이다.

MSC는 다니엘라호와 다른 1만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동시에 일렬로 접안할 수 있는 선석 배정과 최소 16m의 안정적 수심을 요구했다.BPA는 ‘MSC의 컨테이너 선박들은 유럽에서 출발해 부산항으로 올 때는 화물을 많이 싣지 않아 수심이 꼭 16m가 되지 않아도 된다’며 MSC 측을 설득했다.BPA는 2억원을 들여 부두 안벽과 선박이 부딪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완충장치를 개당 2500만원 가격에 8개나 구입하는 등 다니엘라호 입항 준비를 꼼꼼하게 해왔다.

박호철 BPA 마케팅팀장은 “이번 기항 취소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부산으로 오는 과정에서 운항이 지연됐기 때문이라 큰 의미는 없다”라며 “다니엘라호 등 1만TEU급 선박이 주력이 된 선대(船隊)가 부산에 정기 기항하는데 아무 불편이 없는 상태이며 다음번 항차땐 부산항 기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