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홍콩의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글로벌 경제침체와 관련해 “올해가 최악의 시점이 될 것이며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면서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선 2년이 걸릴 수도 있고, 3년이 걸릴 수도 있고, 4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창 행정장관은 오는 19일 방한에 앞서 11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금융위기가 아시아에는 ’황금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아시아 경제는 이번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면 더욱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울을 방문했을 때 청계천을 가봤다.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청계천이 매우 인상이 깊었다”며 홍콩 도심 카이탁(啓德) 옛 공항부지를 재개발할 때 청계천을 벤치마킹해 개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 행정장관은 특히 “아시아 각국이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한다.각 나라가 내놓은 부양책은 그 나라에 국한될 수 있지만 서로 협력하면 더욱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이번 방한 때 한국의 정·관·재계 인사들과 폭넓게 만나 세계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페루의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한 바 있다.언제든지 이 대통령은 홍콩을 방문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방한시 이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홍콩을 방문하도록 재차 초청할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 원화와 홍콩달러간 통화 스와프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은 환율변동이 심하고 홍콩은 미국 달러화에 페그(연동)돼 있는등 통화체계가 달라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TV,휴대전화 등 집안의 많은 전자제품이 한국산이고 드라마 ‘대장금’을 좋아한다는 창 행정장관은 “32년 전인 1977년 한국에 처음 갔을 때 산 고려청자 2개와 장기 2세트를 아직도 갖고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불고기와 곱창전골”이라고 말하는 등 ‘지한파’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초청으로 19일 방한하는 창 행정수반은 1박2일간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각계 인사들과 만나 한·홍콩 관계 발전과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통상·투자협력,문화·인적교류 증진 방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창 행정수반은 또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전경련이 주최하는 오찬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창 행정장관은 홍콩의 행정수반으로서는 1999년 퉁치화(董建華) 행정수반의 방한 이후 10년만에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