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 투입했거나 투입 예정인 자금이 총 7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대출,지급보증,직접 자본투입 등으로 미 정부당국이 시장에 자금을 집행했거나 집행할 예정인 금융 구제비용은 7조8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기관별로는 △FRB 3조8100억달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1조2200억달러 △재무부 7771억달러 등이며,이들 3개 기관의 공동 지원이 4190억달러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경기부양책으로 집행된 1240억달러와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인 패니메이 및 프레디맥에 투입된 2000억달러,11일 상 · 하원이 잠정 합의한 경기부양책 7890억달러 등을 합친 금액이 1조5210억달러다. 이 가운데 시장에 이미 집행된 자금은 2조4909억달러이며,나머지는 지급보증 형태이거나 추후에 집행될 예정이다.

FRB는 지난해 베어스턴스와 AIG에 각각 290억달러,1125억달러를 지원한 것을 비롯해 금융회사에 총 7829억달러를 대출하는 등 모두 3조8100억달러를 투입했거나 투입할 예정이다. FDIC의 은행 지급보증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재무부는 지금까지 2354억달러를 들여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은행에 자본을 투입했으며,모기지 시장과 주택 차압 방지를 위해 120억달러 이상을 집행했다.

한편 전날 발표한 구제금융 방안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서둘러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확정하면 자칫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등 정책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