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출신의 한국계 프로골퍼가 미국 LPGA투어 시즌개막전에 출전해 화제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12위로 투어 카드를 손에 쥔 이지혜 프로(26)다.

운동 특기생으로 입학한 게 아니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가 '실력'으로 예일대에 들어간 재원.경제학을 전공한 이지혜는 졸업과 함께 유명 컨설팅 업체의 홍콩 법인에 입사할 예정이었다.

4학년 1학기 때 졸업 학점을 모두 따놓은 뒤 심심풀이 삼아 찾은 예일대 골프부에서 갑자기 프로 골프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혜는 "정말 아무 이유도 없었고 무슨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맹연습 끝에 LPGA 2부투어에 진출했고 프로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지 3년도 채 안돼 LPGA투어 멤버가 됐다.

물론 8살 때부터 골프를 취미로 배웠고 육상 등 다른 운동을 꾸준히 해온 덕에 70대 중반 스코어를 냈던 아마추어 고수였지만 믿겨지지 않을 만큼 짧은 기간에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프로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1년 동안 2부투어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올해 투어에 진출하게 됐다.

이지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해본 적도 없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구한다면 아무리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실패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성적을 내서 상금 30등 안에 드는 것을 올해 목표로 세웠다는 이지혜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나 메이저 우승 이런 것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니냐"고도 했다.

완벽에 가까운 영어 실력에 뛰어난 학업 성적,그리고 2년 만에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하는 등 다재다능한 이지혜지만 동료가연습하는 것을 보고 "확실히 다르긴 다르더라"고 부러움을 내비쳤다.

파워풀한 스윙을 구사하면서도 퍼팅이 서툴러 걱정이라는 이지혜는 "골프에 인생을 다 바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