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는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10개 중 8개는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료 프로그램의 성능이 웬만한 유료 프로그램보다 나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파이웨어(spyware)란 사용자 동의없이 설치돼 인터넷 시작 페이지를 멋대로 변경하거나 컴퓨터의 주요 정보를 유출하는 등 악의적인 행위를 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128종(유료 109종 · 무료 19종)의 성능심사 결과 탐지율 상위 10%(13종) 가운데 무료 프로그램이 5개나 포함됐다. 네이버 PC그린(NHN),다음툴바(다음커뮤니케이션),메가닥터(KT),알약(이스트소프트),야후툴바(야후) 등이다.

유료 프로그램으로는 △노애드2+(노애드) △라이브콜(하우리) △바이러스체이서(뉴테크웨이브) △애드스파이더다잡아(디지탈온넷) △n프로텍트 AVS 2007(잉카인터넷) △PC닥터(보안연구소) △PC지기 CIS(비전파워) △V3 365(안철수연구소) 등의 성능이 우수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성능시험에 쓰인 1500개 스파이웨어 샘플 중 500개 이상을 정확히 진단했다. 150개(10%) 이상을 진단한 프로그램은 6종,1개 이상~150개 미만을 진단한 프로그램이 9종이었다. 그러나 전체의 78%인 100개 프로그램은 아예 탐지하지 못하거나 프로그램 실행 오류 등이 발생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에서 파일명이나 레지스트리만을 검색하는 단순 기법이 아니라 최근 스파이웨어 패턴 분석에 의한 탐지 및 치료 기능까지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동의 절차가 명확한 프로그램이 102종,설치시 약관이 있는 프로그램이 91종으로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작년 하반기 한국소비자원이 접수한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관련 민원 상담도 116건으로 1년 전(386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자동결제 연장(78건),본인 동의가 없는 결제(28건)에 대한 민원은 여전히 많았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 문제의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 등과 협조해 개선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