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구인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국세청장을 찾지 못하고,내부적으로는 새로 신설한 금융팀장(차관보급)에 적합한 민간인을 구하지 못해 벌써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두 자리 모두 경제위기 극복과 이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중요한 곳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43년 만에 사실상 첫 대행체제

국세청은 지난달 15일 한상률 전 청장이 '그림상납' 의혹으로 사표를 제출한 이후 한 달 가까이 허병익 차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청장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1966년 국세청 개청 이후 43년 만에 처음이다. 2006년과 2007년 전군표 전 청장과 한상률 전 청장 임명시 각각 6,8일씩의 공백이 있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청장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와 관련해 "믿고 맡길 만한 마땅한 후보가 없는 데다 직무대행 체제에 큰 문제가 없어 인사의 시급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행체제가 몇 주가 될지, 몇 달이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허 차장이 직무대행을 맡자마자 후속 인사(과장급)를 단행하고 긴급 지방청장회의를 개최해 내부 단속을 하는 등 원만하게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허 차장이 당분간 직무대행을 하다가 경찰청장 인사 때와 같이 꼬리표를 떼게 될 가능성과 마땅한 인사를 찾을 때까지 대행체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엇갈려 나오고 있다.

◆靑,금융팀장 인선 하세월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지난달 21일 조직 개편 때 새로 만들어진 금융팀장을 영입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 국내외 금융 시장에 정통한 민간인을 영입한다는 기본 방침을 정했으나 적절한 인사를 찾지 못해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금융팀 신설을 아예 백지화하는 방안까지 거론됐으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임자를 찾자는 쪽으로 최종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보군을 추천받고 검증한 후 대상자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으나 워낙 민간 조직과의 임금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선뜻 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박수진/서욱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