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폐차' 지난해 65만대 사상최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영업사원 정모씨(38)는 1995년 구입했던 자신의 소형 승용차를 작년 가을 폐차했다. 경기 침체로 영업 실적이 부진해지고 기름값도 크게 오르면서 작년 봄부터 서울 강남 회사까지 대중 교통으로 출퇴근해 온 터라 차가 고장 나자 수리하지 않고 아예 없앤 것이다. 정씨는 "수리비도 수리비이지만 차량 유지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고장 난 김에 폐차했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오래된 차를 수리하는 대신 폐차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작년 폐차 대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12일 한국폐차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폐차 대수는 전년(57만721대) 대비 14.7% 늘어난 65만4876대를 기록,처음으로 60만대를 넘어섰다. 폐차 대수는 2005년 52만8998대,2006년 52만8840대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2007년 7.9% 늘어난 데 이어 작년에는 증가율이 두자릿수로 확대된 것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신차 구매를 늦춰 폐차 대수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늘어났다"며 "경기 침체와 기름값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그만큼 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