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능통장'이나 '평생통장'으로 불릴 만하다. 가입자격조건이 없는 데다 통장 하나로 모든 주택유형에 분양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기존 세 종류의 청약통장(저축 · 부금 · 예금)은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주택공급규칙 개정과 금융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르면 4월쯤 새 통장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 · 민영주택 모두 청약 가능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 청약저축 기능에 민영주택 청약이 가능한 예 · 부금 기능을 합친 것이다. 청약을 할 때 자격조건만 갖추면 공공 및 민영주택에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가입 자격조건은 별도로 없다. 무주택 세대주만 들 수 있는 청약저축이나 만 20세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청약예 · 부금과는 다르다. 미성년자도 통장을 가질 수 있다.

납입 방식은 매달 일정액을 붓는 청약저축처럼 적립식을 기본으로 한다. 2만~50만원을 5000원 단위로 넣을 수 있다. 일정금액이 적립되면 예치금으로 인정하는 예치식도 병행된다. 2년간 일정금액을 납부하면 청약저축 1순위가 부여된다. 적립금액이 현행 청약예금의 지역별 예치금액과 같아지면 민영주택 청약 시 1순위를 준다. 서울 거주자가 종합저축에 가입해 2년간 300만원을 불입하면 전용 85㎡ 이하 공공주택이나 민간이 공급하는 같은 크기의 주택에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다만 종합저축에 매달 50만원씩 2년간 적립해도 월 최대 10만원까지만 인정해 준다. '순차역전' 현상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기존 청약저축의 월 납입한도가 10만원인 만큼 2년 이상 경과한 1순위자 선정에서 납입총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수요자에게 분양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새 청약통장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약 예 · 부금 가입자수는 2006년 말 480만3000명에서 작년 말 현재 368만8000명으로 줄었다. 이 기간 가입금액은 20조6892억원에서 14조6382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존 통장 가입자 불이익 없어

새 통장이 나와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에게는 불이익이 없다. 현행 청약저축 및 예 · 부금의 청약자격(청약가점)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종합저축에 가입하는 사람과 기존 통장 가입자가 경쟁할 경우 가입기간이나 순위에서 앞서는 기존 가입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년 뒤 종합저축 가입자가 1순위가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공공 · 민영 주택을 구분없이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 통장 가입자들이 새 통장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신중해야 한다. 현행 청약통장 가입자가 종합저축에 들려면 기존 통장을 해지해야 한다. 이 경우 종전에 쌓아둔 가입기간과 금액 등 기득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저축 가입자 중 납입기간이 길고 금액이 많은 사람이라면 종합저축으로 갈아타기보다는 보유 중인 통장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