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억원을 넘는 고연봉에 업무 강도는 낮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증권유관기관들에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명예퇴직을 추진 중이며 한국거래소는 직책 정년제 등으로 인력 감축을 서두르고 있다.

금감원은 13일부터 15년차 이상 경력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신청을 받아 40~50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명예퇴직을 받는 것은 1998년 은행 · 보험 · 증권감독원 통합 이후 처음이다.

명예퇴직자에겐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최소 9개월~최대 30개월분 특별퇴직금에다 전직지원금 2000만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종창 원장이 작년 초 취임 때 3년 내에 정원의 10%를 줄이겠다고 밝힌 데 따라 이번에 명퇴 신청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거래소도 이날 부장 5년 · 팀장 10년 이상 경력자에게는 보직을 주지 않는 내용의 '직책정년제' 도입을 사실상 확정,올해 인사부터 부분 적용키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가 호황이었던 1988~89년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력을 뽑는 바람에 인력 구조가 왜곡돼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보직을 못 받는 간부사원들은 부서업무 컨설팅이나 투자자 교육 등의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과거 코스닥증권시장과 코스닥위원회 출신 간부사원들이 보직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통합해 출범한 금융투자협회도 명예퇴직을 검토 중이다. 협회는 지난달 말 경영합리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부 · 팀장급 11명에 대해 보직을 주지 않아 구조조정을 예고했었다.

또 증권예탁결제원은 정부의 공기업 정원 축소 계획에 따라 480명인 정원을 올해 말까지 450명으로 줄이고 2011년에는 420명으로 감출할 방침이다.

김태완/백광엽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