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가 의사나 약사에게 약품 구입 대가로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감시하는 업계의 내부고발 제도가 도입된다.

어중선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은 13일 열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제약업체 경영진과의 간담회에 참석,"리베이트를 없애기 위해 내부고발제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제약협회 사무실에서 제약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공정경쟁준수위원회'를 발족했다. 제약업계 차원에서 내부고발 시스템이 정식 가동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에 따르면 공정경쟁준수위원회는 향후 적발된 업체에 대해 협회 차원의 자체 중징계를 내리거나 관련 당국에 고발할 방침이다.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금품 수수 및 향응 제공 등 불공정 거래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회원사의 경우 혐의 여부를 자체 조사한 뒤 징계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중징계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거나 최고 1억원 이하의 협회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비회원사의 경우 신고 즉시 보건의료분야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에 사건을 이첩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업체 간 익명 신고는 물론 업체 내 내부고발도 접수하겠다는 것이 위원회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중점 신고 대상은 △대가성이 강한 대학병원 등에 대한 발전기금 지원 △공정경쟁규약 범위를 벗어난 국내외 학회 지원 △제약사의 의학단체(약사회 의사회 등) 지원 △시장 선점을 위한 과도한 랜딩비 및 처방 사례비 지급 △시판후조사(PMS) 대상 의약품이 아닌데도 PMS를 통한 조사 등 5가지 행위다.

위원회는 앞으로 인터넷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도 구축해 일반인이나 의약품 소비자들의 신고와 고발도 접수할 계획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