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대형 은행과 금융지주사 등에 상주하며 건전성을 감독하는 '상주검사역'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오는 4월부터 검사역 인원도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5일 "대형 은행,지주사 등은 부실화되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은행 등의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고 실적도 나빠지고 있어 상주검사역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상주검사역은 미국이 1970년대 말부터 도입,운영 중인 제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감독청(OCC)은 자산 100억달러 이상의 대형 금융사 30여곳을 대상으로 8~25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이들은 인트라넷을 통해 금융사 사정을 손바닥처럼 알 수 있어 불법영업 등을 사전 예방하고 취약점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금감원도 자산 일정 규모 이상의 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곳에 검사역 2~4명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사에 대해 2년에 한 번씩 종합검사를 하고 있으며 그 외에는 특별한 사안이 생겼을 때만 현장검사를 나간다.

파견 시점은 부실이 크게 발생할 오는 2분기를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상주검사역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으나 금융사 반발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점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001년 상주검사역과 비슷한 파견감독관제도를 도입,당시 노사분규가 발생한 한미은행(현 한국씨티은행) 등 2~3개 은행에 보냈지만 금융사들의 반발로 1년 만에 철회한 바 있다.

금감원은 또 검사역 숫자를 10% 이상 증원하기로 했다. 3월 말 인사와 함께 인력 재배치를 통해 현재 380여명 규모인 검사역을 40명 가까이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늘어난 검사역으로 현장 검사를 확대하는 한편 작년 11월 이후 보류 중인 은행 종합검사도 4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