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종목 교체 활발…'개별 재료주' 대거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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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두산인프라·LG화학 등 '러브콜'
단기급등 전기전자·조선·해운株는 처분
단기급등 전기전자·조선·해운株는 처분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 활발하게 종목을 교체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차익을 실현하고 비교적 덜 오른 종목은 미리 사두는 전략을 펴고 있다. 3월 결산을 앞둔 투신권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코스닥시장의 중소형 테마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전기전자 조선 해운 등 최근 시장을 주도했던 경기민감주들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기관은 삼성전자를 1286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 포스코(-1038억원) 현대미포조선(-812억원) 하이닉스(-510억원) LG디스플레이(-708억원) 현대중공업(-422억원) 삼성중공업(-296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모두 지난달 하순 이후 강세를 보이며 지수 1200선 회복을 이끈 중국 관련주들이다.
이달 초 운임지수 반등으로 반짝 주목받았던 STX팬오션(-277억원) 대한해운(-162억원) 등 해운주들도 매도 리스트에 올랐다.
반면 이 기간에 기관은 건설주 은행주 보험주 등을 주로 사들였다.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신한지주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재료를 보유한 일부 종목에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기관은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의 성장성 부각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 중인 삼성전기와 글로벌 경기부양책 수혜가 예상되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대거 사들였다. 액정표시장치(LCD) 유리사업 진출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LG화학,유가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대한항공 등도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기관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도 중소형 테마주들을 집중 공략해 재미를 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355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2763억원)과 개인(-583억원)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관은 풍력 태양광발전 등 대체에너지주와 녹색뉴딜 등 정책 관련주들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주의 경우 기관은 풍력 관련주인 현진소재(497억원) 태웅(399억원) 평산(162억원) 등을 대거 사들였다. LED 업체인 서울반도체(472억원)도 기관의 타깃이 됐다.
이에 따라 기관 매수세가 몰린 일부 테마주의 주가도 고공 비행 중이다. 서울반도체와 위닉스는 이달 들어 각각 57%와 51% 급등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엘앤에프도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 기간에 17% 상승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책 수혜가 예상되면서 동시에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코스닥 중소형주들이 기관 매수세 유입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좌근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매니저들이 3월 말 연간 평가를 앞두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통상 2월은 종목장세가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수가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오르내리고 있어서 기관이 개별 종목을 공략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여 개별 종목을 통한 '투자 대안 찾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