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는 정부정책 수혜주에 대한 기관의 매수세를 업고 강한 랠리를 이어왔지만, 그만큼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부를 놓고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소형주가 많은 정부정책 수혜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 코스닥 '많이 올라 부담'…올들어 17%↑
코스닥 지수는 17일 6거래일 만에 하락반전했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기관의 매매와 외국인 '팔자'에 휘둘려 장주어 390선마저 깨졌다.
하지만 17일 약세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지수는 2009년 들어 약 17% 오른 상태다. 코스피 지수(1%)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성적이다. 한국거래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들어 2월12일까지 세계 43개의 주요 지수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정책의 수혜주가 증시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해당 종목이 많은 코스닥 지수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급등 부담감으로 인해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종혁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주춤한 주된 이유는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인데, 정책관련주가 주류를 이루는 코스닥이 홀로 시세를 분출하기는 부담"이라고 판단했다.
또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이에 취약한 코스닥 종목에게 악재라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1시36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40원을 넘고 있다.
◆ "테마주, 실제 이익 보는지 점검해야"
풍력,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등 이른바 정부정책 테마주가 급등하며 종목장세가 심화되고 있지만 이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지난주만해도 코스닥의 430선 상승을 예상했지만 최근 실제 수혜주인지 여부를 알수 없는 작은 종목마저도 뜨고 있어 머니 게임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린테마주가 뜨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우리투자증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 연구원은 "시장하락으로 인해 할인됐던 부분이 정상화되는 종목인지, 풍력·태양광·LED 사업을 원래부터 하고 있었는지 혹은 이익을 내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중소형주 담당 연구원은 "녹색성장주는 올해 계속 관심을 받을 분야지만 시총상위주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사업진출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태웅, 평산, 동국산업처럼 이미 실적을 내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것.
정근해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테마주들이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이 조정을 받는다면 사실상 견뎌낼 만한 종목이 없다"면서 "시장이 재반등할 때 다시 오를만한 종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종목으로 LED 관련업체 대진디엠피를 꼽았다. 정 연구원은 "올해 LED 조명 실적이 두 배이상 증가하는 등 이익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강성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2% 정책금리를 감안할 때 회사채 수익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수요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로 매수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종 대표주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