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임원들이여 사장의 신임을 과신말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임원들 많은데 뭘 걱정하세요. 이제 그만 맡기고 좀 즐기세요."
사장들을 만나면 주로 건네는 덕담이다. 그러나 이 말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장들은 별로 없다. 오히려 성질을 돋운다는 듯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덕담을 건넨 쪽이 머쓱해진다. "뭐야,자기네 임원 칭찬해 줬더니….이 무슨 반응?"
회사의 핵심 인재는 누구일까. 보통은 상무 전무 부사장 등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임원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서도 공산당 서열처럼 '넘버2' '넘버5' 식으로 순위를 매기곤 한다. 막상 사장들을 만나 보면 이런 사회적 통념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임원들을 인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제조업체인 A사 C사장의 말이다. "임원 가운데 20% 정도만 쓸 만해요. 나머지 임원들은 없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요. "
그렇다면 C사장은 왜 자신이 믿지도 않고 능력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답은 간단하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해 거기까지 올려 줬다"는 것이다. 그는 "아래에서부터 올라가 승진한 임원이 있어야 직원들이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임원들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리스크 분산이다. 사장 혼자 질 수 없는 책임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총알받이인 경우도 적지 않다. 작은 기업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거나 임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대기업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도 오너 회장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견 그룹의 한 회장은 "계열사 사장 20여명 중에도 편차가 엄청 심하다"고 털어놨다. 그 역시 "계열사 사장 자리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답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이미 성공한 것 같은 기업의 '별' 가운데도 이렇게 찬밥,더운밥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암투도 있고 정치도 있고 두려움도 있고 떨림도 있는 것이다. 혹 당신이 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됐다면 이제부터 더욱 긴장해야 한다. 임원이 된 것만으로 사장의 신임을 얻었다고 절대 과신 마시라!
눈치나 보고 사내 정치나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출세 가도의 출발점에 선 만큼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향력이 커졌으니 남 말하기를 조심하고 스스로를 더욱 삼가야 한다. 동시에 임원으로서 더 큰 실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혹시나 자신이 배려 차원에서 뽑힌 것이라고 생각되면 더욱 그래야 한다. 시절이 하 수상해지면서 '별'은 이미 떨어지고 있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사장들을 만나면 주로 건네는 덕담이다. 그러나 이 말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장들은 별로 없다. 오히려 성질을 돋운다는 듯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덕담을 건넨 쪽이 머쓱해진다. "뭐야,자기네 임원 칭찬해 줬더니….이 무슨 반응?"
회사의 핵심 인재는 누구일까. 보통은 상무 전무 부사장 등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임원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서도 공산당 서열처럼 '넘버2' '넘버5' 식으로 순위를 매기곤 한다. 막상 사장들을 만나 보면 이런 사회적 통념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임원들을 인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제조업체인 A사 C사장의 말이다. "임원 가운데 20% 정도만 쓸 만해요. 나머지 임원들은 없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요. "
그렇다면 C사장은 왜 자신이 믿지도 않고 능력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답은 간단하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해 거기까지 올려 줬다"는 것이다. 그는 "아래에서부터 올라가 승진한 임원이 있어야 직원들이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임원들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리스크 분산이다. 사장 혼자 질 수 없는 책임을 나누고 있을 뿐이다. 총알받이인 경우도 적지 않다. 작은 기업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거나 임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대기업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도 오너 회장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견 그룹의 한 회장은 "계열사 사장 20여명 중에도 편차가 엄청 심하다"고 털어놨다. 그 역시 "계열사 사장 자리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답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이미 성공한 것 같은 기업의 '별' 가운데도 이렇게 찬밥,더운밥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암투도 있고 정치도 있고 두려움도 있고 떨림도 있는 것이다. 혹 당신이 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됐다면 이제부터 더욱 긴장해야 한다. 임원이 된 것만으로 사장의 신임을 얻었다고 절대 과신 마시라!
눈치나 보고 사내 정치나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출세 가도의 출발점에 선 만큼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향력이 커졌으니 남 말하기를 조심하고 스스로를 더욱 삼가야 한다. 동시에 임원으로서 더 큰 실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혹시나 자신이 배려 차원에서 뽑힌 것이라고 생각되면 더욱 그래야 한다. 시절이 하 수상해지면서 '별'은 이미 떨어지고 있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