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안목' 반영한 제품 잘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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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인텔리 카레·동원 개성왕만두… 불황기에도 매출 대폭 늘어
"인도에서 카레 먹어본 적은 있습니까? 당근은 시들시들한 데다 고기는 거의 없고….차라리 고형(固型) 카레를 사 먹는 게 낫겠어요. 단지 웰빙 붐에 편승해 판다면 안 사죠."(홍은숙 · 서울 신도림동)
당초 작년 2월 선보일 예정이었던 CJ제일제당의 'CJ인델리 카레'(180g · 1450원)는 인도 여행을 자주 다녀 본 주부 모니터의 혹독한 질타로 인해 출시가 연기됐다.
3개월간 재검토 끝에 작년 5월에야 내놨는데 연말까지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액상카레 시장에서 점유율 2위(25.9%)로 떠올랐다.
한재영 CJ식품연구소 연구원은 "맛의 달인인 주부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바엔 아예 팔지 말라는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다"며 "덕분에 정통 인도풍 액상카레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황 속에 '아줌마'들의 살림 경험과 지혜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살림 고수'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안목이 반영된 제품들이 유독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식
품 · 생활용품 업체들은 주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은 제품으로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주부들은 제품 무료 사용과 부수입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동원F&B가 작년 10월 내놓은 '개성 왕만두'(9개입 · 6480원)도 개성 출신 시어머니를 둔 주부 모니터의 의견을 반영해 알토란 같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통 개성만두의 꽉찬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는 주부의 지적에 따라 왕만두(1개)의 중량을 70g(다른 업체는 50g)으로 늘리면서 만두피는 더 얇게 빚어낸 것이다. 그 덕에 일반 만두가 잘 팔려야 월 2억~3억원인 반면 이 제품은 월 8억원어치가 나간다.
주부 의견으로 제품 용기를 바꾼 사례도 있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는 20~30대 여성을 겨냥했지만 2005년 출시 초기 매출은 극히 저조했다.
일반 식용유통 같은 투박한 용기가 문제였다. 2년 뒤 미대 출신인 주부 모니터가 그린 수십장의 이미지 중 하나가 채택돼 와인병 느낌의 빨갛고 세련된 용기로 바꾸면서 지난해 매출 32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고무된 청정원은 올해 주부 모니터를 작년의 두 배인 60명으로 늘려 뽑았다.
서울대 약대 석사 출신 주부 4명이 참여한 LG생활건강의 에센스 '이자녹스 아이디얼 링거 세럼'(40㎖ · 7만원 선)은 작년 10월 출시돼 석 달간 5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들 주부는 20~30대 여성의 '주적'인 모공 · 주름과 보습을 개선하기 위해 고농축 세럼 성분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링거병 모양의 뚜껑을 만들어 제품의 신뢰감을 높인 것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당초 작년 2월 선보일 예정이었던 CJ제일제당의 'CJ인델리 카레'(180g · 1450원)는 인도 여행을 자주 다녀 본 주부 모니터의 혹독한 질타로 인해 출시가 연기됐다.
3개월간 재검토 끝에 작년 5월에야 내놨는데 연말까지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액상카레 시장에서 점유율 2위(25.9%)로 떠올랐다.
한재영 CJ식품연구소 연구원은 "맛의 달인인 주부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바엔 아예 팔지 말라는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다"며 "덕분에 정통 인도풍 액상카레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황 속에 '아줌마'들의 살림 경험과 지혜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살림 고수'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안목이 반영된 제품들이 유독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식
품 · 생활용품 업체들은 주부들에게 사전 검증을 받은 제품으로 짭짤한 매출을 올리고,주부들은 제품 무료 사용과 부수입으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동원F&B가 작년 10월 내놓은 '개성 왕만두'(9개입 · 6480원)도 개성 출신 시어머니를 둔 주부 모니터의 의견을 반영해 알토란 같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통 개성만두의 꽉찬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는 주부의 지적에 따라 왕만두(1개)의 중량을 70g(다른 업체는 50g)으로 늘리면서 만두피는 더 얇게 빚어낸 것이다. 그 덕에 일반 만두가 잘 팔려야 월 2억~3억원인 반면 이 제품은 월 8억원어치가 나간다.
주부 의견으로 제품 용기를 바꾼 사례도 있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는 20~30대 여성을 겨냥했지만 2005년 출시 초기 매출은 극히 저조했다.
일반 식용유통 같은 투박한 용기가 문제였다. 2년 뒤 미대 출신인 주부 모니터가 그린 수십장의 이미지 중 하나가 채택돼 와인병 느낌의 빨갛고 세련된 용기로 바꾸면서 지난해 매출 32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고무된 청정원은 올해 주부 모니터를 작년의 두 배인 60명으로 늘려 뽑았다.
서울대 약대 석사 출신 주부 4명이 참여한 LG생활건강의 에센스 '이자녹스 아이디얼 링거 세럼'(40㎖ · 7만원 선)은 작년 10월 출시돼 석 달간 5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들 주부는 20~30대 여성의 '주적'인 모공 · 주름과 보습을 개선하기 위해 고농축 세럼 성분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링거병 모양의 뚜껑을 만들어 제품의 신뢰감을 높인 것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