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 회장은 최근 유럽 출장 직전 경기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 들렀다. 다음 달 출시되는 신형 에쿠스를 최종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직접 시승한 뒤 "이 정도면 해외 최고급 럭셔리 시장에서 해볼 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는 17일 남양연구소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신형 에쿠스를 처음 공개했다. 경쟁 차종으로 꼽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S500L 및 렉서스 LS460L과의 비교시승 행사도 마련했다.

◆13가지 첨단장치 장착

신형 에쿠스의 역동적인 외관은 '2009년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제네시스와 많이 닮았다. 제네시스와 패밀리룩을 구현했다는 게 현대자동차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전장이 5160㎜로,제네시스(4975㎜)보다 185㎜ 길다. 구형 에쿠스에 비해 길이는 40㎜,너비는 30㎜,높이는 15㎜ 각각 확대됐다. 국내 최대다.

현대차는 독자 개발한 13가지 최첨단 신기술을 신형 에쿠스에 장착했다. 차선이탈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과 후진 때 예상 진행경로를 표시해주는 조향연동 주차보조시스템(PGS),충돌 직전에 안전벨트를 되감아 승객을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시트벨트(PSB) 등이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마그네슘 합금 재질의 지능형 전조등시스템(AFLS)도 달았다. 계기판은 벤츠처럼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로 만들어 속도 등 차량 정보를 입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봉환 차량개발 2센터장(전무)은 "세계 명차에만 있는 각종 첨단기술을 모두 집약해 넣었다"며 "세계 10대 엔진상을 받은 타우 엔진도 국내 승용차 중 처음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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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만3000대 판매 목표

현대차는 신형 에쿠스를 올해 국내에서만 총 1만3000대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량 기본모델 가격이 6000만~1억원 선이란 점을 감안할 때,에쿠스 판매로 1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3.8ℓ 모델도 있지만 주력은 4.6ℓ 모델이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에쿠스 5.0ℓ 리무진은 세단보다 300㎜ 길며,가격은 1억3000만원 안팎이다.

2공장에서 에쿠스 양산에 들어갔다. 다음 달 초부터 사전계약을 받을 계획이다. 다음 달 11일께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연다.

오는 5월께부터 수출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중동 중국 동남아 등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는 내년 하반기에 도전장을 내민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영업담당)은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에서 신형 에쿠스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벤츠 · 렉서스에 뒤지지 않는다"

신형 에쿠스 4.6ℓ 모델을 직접 시승해본 결과,승차감 및 정숙성 면에서 벤츠 S500L 및 렉서스 LS460L에 뒤지지 않았다. 최신 타우 엔진에다 무교환 저소음 타이밍벨트 등을 탑재한 덕분이다.

주행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시속 150㎞를 넘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6.4초였다. 최고 시속 240㎞의 고속 주행 때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고,풍절음이 적은 편이었다. 정숙함의 대명사인 렉서스와 비슷했다. 초대형 세단답게 뒷좌석이 특히 편안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흰색 차선을 넘자 경보음이 울렸다. 노란색 중앙선을 넘으니 경고등과 함께 안전벨트가 살짝 조여왔다. 차선이탈감지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차선이탈을 색깔로 구분하는 기능은 세계 최초다. 연비 역시 신형 에쿠스(4.6ℓ 기준)가 ℓ당 8.8㎞로 S500L(6.9㎞/ℓ)보다 우수했다. 다만 인테리어 질감과 크롬으로 장식한 휠이 고급스러움을 다소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성=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