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애도하는 행렬에는 정파나 종교 간의 장벽도 없었다. 보수 진보의 벽도 사라졌다.

사랑과 화해를 온 몸으로 보여준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는 데 대한 안타까움만 있었다. 선종 이틀째인 17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는 새벽부터 자정까지 10만명의 조문객이 밀려들었다. 이들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까지 2㎞ 이상 장사진을 이뤘다. 옷깃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거셌지만 추기경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애도하려는 시민들은 2시간씩 차례를 묵묵히 기다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