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강호순(39)이 강원도 정선에서 20대 군청 여직원을 살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특히 강이 범행을 저지른 시점이 지금까지 밝혀진 7건의 살인사건 중 첫번째 살인 시점보다 3개월가량 앞선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강호순이 2006년 9월7일 오전 7시50분께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에서 출근하던 군청 여직원 윤모씨(당시 23세)를 승용차로 납치해 같은 날 오후 7시께 손으로 목졸라 죽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17일 발표했다. 윤씨는 집에서 15분 거리인 군청을 걸어서 출퇴근했었다.

검찰은 18일 시신을 발굴키로 하고 수사진을 정선으로 급파했다. 이로써 강이 살해한 부녀자는 최소 8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강호순이 2006년 당시 양봉을 하기 위해 강원도 정선과 태백 등에 머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이 윤씨를 살해한 시기가 지금까지 밝혀진 첫번째 살인 시점보다 3개월가량 빠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강이 2006년 12월13일 경기도 군포 노래방 도우미인 배모씨(당시 45세)를 경기도 화성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을 첫번째 범행으로 간주했다.

더구나 강이 윤씨를 납치해 살해한 곳이 7건의 살인행각을 벌인 경기도 서남부가 아닌 강원도 지역이어서 앞으로 몇 건의 추가 범행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강은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첫번째 살인이 바로 윤씨였다"며 추가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추가 범행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강에 대한 초기 수사에도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강의 연쇄살인 범행이 드러난 이후 3년 전 정선에서 실종된 윤씨도 또 다른 희생자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경찰은 수법 자체가 다르다며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윤씨 실종사건은 5일장의 번잡한 출근길에 발생한 만큼 인적이 드문 늦은 시간에 주로 이뤄지는 강의 범행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으나 결국 오판으로 드러났다.

박종기 차장검사는 "강호순의 진술과 실종자의 인상착의,실종일시 등을 종합할 때 피해자가 2006년 9월 출근길에 실종된 윤씨일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범행을 뒤늦게 자백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호순을 상대로 추가 살인,또는 방화 혐의 등 여죄수사를 벌인 뒤 오는 22일 기소하기로 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