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취소 우려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향후 실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선사들의 계약해지 요구에 대해 납기나 중도금 일정 조정 등으로 협의를 유도하면서 관련 위험도가 낮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선박금융 위기와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운임시장 악화로 계약해지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부담에 시달려 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신규 수주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이미 수주한 물량마저 계약해지에 이를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경우 수주물량에 대한 계약해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선박엔진 수요 흐름도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외 조선사에 선박엔진을 공급하고 있는 두산엔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11월 선박엔진 주문취소 금액이 1조4000억원 가량이고 이는 대부분 중국 중소 조선사들의 물량이었다"며 "현재까지 국내 우량 조선사들의 엔진 주문 취소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선박건조에 필수적인 엔진 수요에서 별다른 이상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현재까지는 대형 조선사들에서 선박건조 취소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발주취소 우려 완화 움직임이 업황불확실성을 완전히 잠재우는 것은 아닌 만큼 납기연기 등에 따른 조선사들의 현금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와 발주 선사와의 보안계약 때문에 진행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실제 대형 조선사의 경우도 공시사항에 해당되지 않는 계약취소 건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들어 발주취소 요구는 약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려했던 계약해지 리스크는 상당히 완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일본제철소들이 원재료인 후판가격을 인하하고 있어 더이상 계약해지가 많지 않다면 오히려 계약해지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고 실적개선에 기여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계약해지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규 발주 급감과 중도금 납부 지연에 따른 현금감소 우려는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