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일정부분 미리 조정을 받은 코스피지수는 18일 미 증시 대비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악재들이 부각되면서 장중 11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개인 중심의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100선은 지지됐다. 장중 1100선에서 반등이 나온 것은 라운드 넘버에 대한 지지력이 어느 정도 발휘됐고, 위험과 관련된 변동성 지표들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강세를 보였던 바이오주와 LED(발광다이오드) 등 중소형주에 매기가 모이면서 지수를 지탱해 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올 것이 온 것이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진 상황이다. 낙관과 비관의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관쪽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미국의 정책이 기대에 못 미쳤고 작년 10월 급락을 주도했던 증시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원·달러 환율 문제가 다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모습이고 환율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3월 위기설과 4월 위기설 등이 회자되면서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

현재 시장에 드러난 악재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됐던 돈이 다 빠져나가면서 방어기구도 없고 취약한 구조의 동유럽 국가들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경우이다. 미국의 GM 파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작년 10월 이후 900~1200 박스권을 상, 중, 하단으로 나눴을 때 지금 신호들은 박스권 상단(1100~1200)에서 1000~1100으로 박스권이 하향 이동되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 정책 랠리가 끝난 것은 아니고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달러는 결국 기조적으로 약세로 가야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재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CDS나 VIX(변동성)지수, 코스피의 변동성을 과거 최고점과 비교했을 때 수위 자체가 '경고'나 '주의' 정도이지 비상사이렌이나 위험신호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만들어내는 시그널은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나 동유럽 국가들의 연쇄 부도는 아직까지는 극단의 예상 시나리오지만 지금은 주의해야 할 시점이다. 저가매수보다는 자세를 낮추는 방어적 자세가 필요하다.

임정현 부국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