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선물을 잇달아 대거 매도하고 있어 주식시장이 선물 동향에 휘둘리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18일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5594억원 순매도했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해 11월7일 6115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3일 연속 '팔자'에 나서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1조62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이날까지 3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공세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으로 이어져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팔아치우자 선물가격이 떨어지면서 현 ·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좁혀졌고 결국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이날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에서 약 2800억원,비차익거래에서 약 420억원 등 3200억원가량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특히 선물가격 급락으로 베이시스가 마이너스로 바뀌는 백워데이션까지 발생했다.

반면 기관과 연기금 등은 외국인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이달 들어 가장 많은 6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기관은 4285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소화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선물을 판다는 것은 결국 한국 증시의 장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동유럽발 금융위기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고 코스피지수의 반등세도 꺾인 상황이라 당분간 매도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지수 급락기에 외국인이 4만계약가량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약 3500억원의 추가 순매도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