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취업준비생들은 요즘을 취업빙하기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은 없는지 전재홍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올해 1월, 20-30대 취업 인구는 18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IMF때인 98년, 20·30대 취업자가 1천만명을 웃돌았것을 감안한다면 심각한 수준입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를 독려하고 청년인턴수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취업준비생들의 한숨은 늘어만 갑니다. 인터뷰> 이재원 한양대 국문과 "정말 뽑는데도 없고 대부분이 그냥 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빙하기에도 빙하기" 이러다보니 상당수 젊은이들은 일찌감치 취업을 포기한 채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현철 한양대 국문과 "고시원 쪽방 생활하면서 공무원준비하는 애들도 많아요. 차라리 그쪽은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 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갈수록 구조조정되는 인력은 늘어가고 신규 채용건수는 줄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총 12만8천명으로 1996년 7월 실업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한 이후 13년 만에 월별 통계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존 최고였던 작년 1월의 9만4천명보다 36.2%(3만4천명)나 많은 수입니다. 전화인터뷰> 노동부 관계자 "재취업환경이 좋으면 실업급여보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주력하는데 일단 재취업여건이 어려운것도 있고.." 정부는 지난해보다 20만명정도 취업자수가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민간연구소는 이보다 더 우울한 전망을 내놓습니다. 구조조정이 지속되면 올해 최대 50만개 일자리가 없어질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구조조정이 더 커지면 (실업자수는) 더 늘어날수도 있죠. 이성적으로 연착륙한다면 30-40만명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급격히 체감노동시장이 얼어붙고 있고 구직단계 실업은 늘고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는 전형적인 경기침체기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10만개의 청년 인턴제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나섰지만 인턴제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청년인턴이 짧으면 3개월에서 길어야 1년인 단기여서 고용창출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 "청년인턴이라는 것이 공기업 10%인력감축하고 이를 대체하는 것인데 3개월에서 길어야 1년까지이다. 이후 인턴기간이 끝나면 다시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이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의 월급을 줄이고 인턴채용을 늘리는 '잡쉐어링'도 난관이 많습니다. 일단 민간기업들은 참여가 저조하며 공기업들도 노조의 반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방적인 정부방침의 하달이라는 방식의 문제도 있지만 초임을 삭감하면 같은 직무에 임금 체계가 달라져 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잡쉐어링과 인턴제 추진정책은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재 그 외의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화인터뷰>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지금의 상황이 워낙 시급한 상황이고 1월 경우 10만명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와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도 아니고 이러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비상상황이다. 따라서 청년인턴제,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은 힘든 때 일수록 기업들이 쌓여있는 유보금을 풀어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성태 한나라당의원 "400조원에 이르는 기업들의 유보금을 시중에 풀어 투자를 늘리는 길이 대안이다. 정부의 현재 고용정책으로는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꼴일 뿐,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취업에 목을 맨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인턴제가 끝나는 1년 후를 떠올리면 경쟁을 뚫고 인턴에 뽑혔다해도 맘을 놓을 수 없습니다. IMF시절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 시절을 보낸 삼십대. 그들은 다시 '삼태백'이 됐고, 대학을 졸업해도 한달에 80만원 월급에 만족해야 하는 88세대는 야박한 사회 현실의 벽에서 오랫동안 품어온 꿈 마저 잃고 있습니다. WOW-TV NEWS 전재홍입니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