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 반도체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하면서 관련 장비 주문이 1991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대규모 감원을 계획하는 등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북미 지역 반도체 장비 주문 규모가 2억8560만달러로 전년 동기 11억4000만달러 대비 75%나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51% 떨어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KLA텐코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판매량 감소에 따라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고객층인 반도체업체들이 컴퓨터 및 전자제품 수요 부진으로 증설계획을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는 올해 1분기 판매가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의 선행지표로 사용되는 BB율(Book to Bill Ratio)은 지난달 0.48을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판매량이 100달러일 때 반도체 주문량은 48달러라는 뜻으로 지표가 1 이하로 내려가면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스탠리 마이어스 SEMI 회장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판매는 전자제품 수요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