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희생자 더 늘어날 가능성도

압수 곡괭이서 다른 여성 2명 유전자형 검출

연쇄살인범 강호순(38)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22일 강호순이 보험금을 노리고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처를 살해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경찰이 압수해 송치한 곡괭이에서 2명의 다른 여성 유전자형이 검출됨에 따라 강이 자백한 8건 외에 여성들을 더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005년 10월 강호순의 장모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부인과 장모가 숨진 사고는 강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화재를 위장해 저지른 방화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강이 방화가 아닌 실화로 오인될 수 있도록 화재 현장에 의도적으로 모기향을 피워 두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모기향에서 불이 번진 것처럼 거짓 진술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10월 말로 기온이 3.7℃로 날씨가 쌀쌀해 사람이 자지 않는 거실에 모기향을 피울 이유가 없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화재 직후 경찰이 현장을 촬영한 사진과 사흘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현장감식 당시 촬영한 사진을 대조한 결과 방화에 사용한 유류를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용기로 보이는 물건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화재감식 관계자회의를 열어 국과수, 방재시험연구원 등의 화재감 식 전문가들과 법의학 교수 등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화인이 유류와 같은 인화성 물질을 사용한 방화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강호순이 방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도 경찰이 화재현장을 보존한 이후 방범창을 통해 몰래 현장에 들어간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그가 플라스틱 용기를 치우는 등의 현장 훼손을 했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강호순의 농장에서 압수한 곡괭이를 대검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이미 살해된 경기서남부지역 7명의 피해자 외에 다른 2명의 여성 유전자형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검출된 DNA 샘플을 국과수로 보내 실종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근거로 여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강호순에 대해 7명의 부녀자 살해 외에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장모 집에 불을 질러 부인과 장모를 숨지게 한 혐의를 추가해 구속 기소했다.

강호순에게는 7건의 부녀자 연쇄살인에 대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장모 집 방화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치사, 존속살해, 살인(이상 장모 집 방화)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강이 추가로 자백한 정선군청 여직원 살해 사건은 경찰의 송치를 받는 대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안산연합뉴스) 강창구 권혜진 기자 kcg33169@yna.co.kr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