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연 8~9%대 금리를 주는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시중은행 및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4%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저축은행 후순위채가 유리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지만 예금보호 대상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HK저축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연 9.5% 금리의 후순위채를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발행 규모는 350억원이며 만기는 5년5개월이다. HK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6.66%다.

부산저축은행도 다음 달 4일부터 일반 공모방식으로 연 8.5%의 금리를 주는 후순위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부산1저축은행이 650억원,부산2저축은행이 350억원을 각각 판매한다. 만기는 5년5개월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1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각각 8.2%와 8.4%다.

한국저축은행도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판매되며 금리는 연 8%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서서 후순위채 발행을 한 곳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후순위채 발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BIS 비율을 높이고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에 포함돼 BIS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말 BI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 7~8%대 금리를 주는 후순위채를 7조8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바 있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또다시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고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게 됐다"며 "공모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BIS 비율이 2.45%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이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금리면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저축은행의 정기 예 · 적금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되나 후순위채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저축은행의 안전성 여부는 BIS 비율 8%라고 금융감독원은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후순위채권=채권 발행사의 파산시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주를 제외하고는 가장 늦은 채권을 말한다. 변제순위가 일반 채권에 비해 뒤지는 반면 이자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만기가 5년 이상 장기여서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증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은행들이 주로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