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가 금융 공기업에서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채용 예정인 총 200여 명의 정규직 신입 행원 초임을 20% 깎아 400명의 청년 인턴을 뽑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기업은행 대졸 초임은 3천700만 원 수준에서 2천900만 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은행장 연봉을 51% 삭감하는 등 임원 연봉도 평균 40% 깎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신입 직원의 초임을 삭감해 비용을 절감하고 상.하반기에 200명씩의 청년 인턴을 채용해 6개월간 고용키로 했다"며 "인턴들에게 직무연수와 실질 업무, 정규직 채용 때 가점부여 등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달 말 인턴 신청을 받아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3월 중순쯤 영업점과 본점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상반기 정규직 채용인원을 애초 예정했던 70명에서 100명으로 40% 늘리기로 했다.

다만, 잡셰어링 차원에서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 만큼 초임 삭감이 적극 검토될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 없어서 오히려 채용을 줄여야 할 상황임에도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게 됐다"며 "일자리 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초임 삭감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4일까지 서류를 접수하며 실무자 면접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을 거쳐 4월 말께 채용할 예정이다.

그밖에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상반기에 정규직 사원을 공채할 계획이 없고 하반기 역시 불투명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채용 계획이 미정이지만, 만약 신규 채용이 확정되면 잡셰어링 차원에서 초임 삭감 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택금융공사와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대졸 신입 직원의 초임을 30% 삭감하는 대신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