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35년째인 제이 하스(56 · 미국).미국PGA투어에서 9승을 거둔 뒤 2005년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들어와 현재까지 12승을 올리고 있는 '베테랑' 선수다. 하스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대회와는 유독 인연이 없다. 챔피언스투어 10개 대회를 포함,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열린 112개 대회에 출전해 단 1승도 못 올렸다.

그래서 지난 21일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트레비소베이TPC(파72)에서 시작된 투어 에이스그룹클래식에서는 프로 통산 65승 가운데 플로리다에서만 9승을 올린 '대선배' 헤일 어윈(64)에게 조언을 받기까지 했다. 어드바이스의 효험이 있었던 것일까. 그날 시작된 1라운드 10번홀까지 버디만 5개 잡고 선두를 달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뭔가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12번홀(파5)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볼이 해저드에 빠졌지만,칠 수 있을 것 같아 샷을 했는데 좀 이상했다. 백스윙 도중 클럽헤드가 떨어져 있는 솔잎을 건드리고 만 것.

찜찜한 마음을 가눌 길 없었던 하스는 13번홀에서 경기위원을 불러 얘기했고,경기위원은 "해저드에서는 스트로크하기 전에 클럽헤드가 '루스 임페디먼트'(낙엽 · 솔방울 · 돌멩이 등)를 건드리면 안 된다"며 2벌타를 부과했다.

5언더파가 졸지에 3언더파가 되면서 하스는 첫날 경기를 공동선두권에 1타 뒤진 3언더파 69타의 공동 3위로 마칠 수밖에 없었다. 하스는 상심했던지,2라운드 들어 전반에만 41타를 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2벌타의 여진은 최종일까지 미쳤고,그는 결국 3라운드 합계 3오버파 219타의 공동 29위로 대회를 끝냈다. 사소한 듯하지만 기본적인 규칙을 간과해 그토록 원했던 플로리다에서의 우승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미셸 위(20 · 나이키골프)도 하스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06년 브리티시여자오픈 2라운드 14번홀 벙커에서 백스윙 도중 클럽헤드가 볼 옆에 있던 이끼조각을 건드려 2벌타를 받은 것.골프규칙 13조4항은 '스트로크하기 전에 볼과 함께 동일한 해저드에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를 접촉하거나 움직일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