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4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되는 주식배당금이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원 · 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3일 "3~4월 외국인에게 배당으로 지급되는 1조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동유럽 금융위기와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금 상환 부담은 이미 노출된 악재인 데다 은행들의 외화 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에게 지급될 배당금 총액은 27억6000만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연평균 환율(1102원60전)을 적용할 경우 3조51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간 배당금 중 80%가량이 연초 주주총회를 거쳐 3~4월에 지급된다는 점에서 향후 2개월간 지급될 배당금 규모는 2조4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재투자 가능성을 고려할 때 추정 배당금이 모두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면서 "2000년 이후 평균 배당금 이탈 비율(51.4%)을 감안하면 3~4월 이탈 가능한 금액은 1조2615억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2월 결산법인들은 대부분 2월 말 주주총회를 마친 후 3월 말~4월 중순에 배당금을 지급한다"면서 "3월의 경우 일반적으로 25~30일 사이에 배당지급일이 몰려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에도 외국인 배당은 3~4월 계절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적이 있다"며 "이는 일본 금융회사들의 3월 결산 및 주요국과 일본 간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과 함께 단기적으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당지급일이 몰려 있는 3월 말을 전후로 원 · 달러 환율이 다시 한번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 같은 불안 요인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원 · 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과도했다는 점에서 엔 캐리 자금 청산이나 외국인 배당 등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오히려 미국 씨티은행 등에 대한 긍정적인 해법에 대한 기대와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 가능성 등으로 원 · 달러 환율이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