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스위스 최대은행 UBS의 고객정보 공개를 둘러싸고 스위스와 미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스 루돌프 메르츠 스위스 대통령 겸 재무장관은 미 정부의 고객계좌 공개 압력을 비난하면서 미국의 이런 ‘충격적인’ 조치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메르츠 대통령은 한 라디오 연설에서 “지난주 UBS가 선별적으로 탈세 혐의가 있는 250~300명의 고객 정보를 미국에 제공키로 한 것과 모든 미국인 고객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주 미 정부로부터 미국인 고객의 탈세를 조장한 혐의로 소송을 당한 UBS가 미 정부에 7억8000만달러의 벌금과 함께 250∼300명의 고객명단을 넘기기로 했지만 미국이 추가로 5만2000명의 미국인 고객명단 공개를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UBS는 이 요구를 거절했고 스위스 연방행정법원도 연방금융시장감독국에 미국인 고객정보를 추가로 넘기지 말 것을 명령했다.스위스 연방행정법원은 이번주중 “연방금융시장감독국의 UBS 고객정보 일부공개 결정이 금융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UBS 고객들의 소송도 검토할 예정이다.

스위스에선 UBS가 미 법무부에 일부 고객정보를 제공키로 한뒤 ‘고객 비밀유지’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정치인들은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고객정부를 유출했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스위스의 금융산업은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고객계좌에 대한 철저한 비밀보장이 스위스가 금융중심지로 성장할수 있는 초석이 돼 왔다.현재 스위스에는 전세계 역외자금의 3분의 1이 몰려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