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각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에 대해 "정부의 책임있는 구두 약속이 있다면 동의할 수 있다"는 '조건부 처리론'이 제기돼 주목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송민순 의원은 24일 "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당국자가 기존 합의문안대로 금년 내에 양국이 비준동의할 수 있다는 판단을 공식적으로 천명한다면 비준동의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 의원은 전날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출석해서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책임있는 당국자가 비준 내용의 변경 없이 발효시키겠다는 확약을 하면 언제든 통과시켜줄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도 송 의원과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쇠망치가 동원된 충돌 끝에 외통위에 상정된 비준동의안은 외통위 소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한·미 FTA등 외국과의 조약의 경우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외통위에서 바로 본회의로 상정되게 돼 있어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책임있는 당국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과 협의해서 협정 내용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답을 가져 와야 한다"면서 송 의원의 입장과 선을 그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