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벼랑끝에 선 자영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승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
노사민정(勞使民政)비상대책회의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에 합의했다. 기업들은 해고를 자제하고,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고,정부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1998년 2월에 있었던 노사정(勞使政)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에 맞먹는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타협에서 빠진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이다. 민주노총이 빠진 것은 자기 몫을 내놓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결정이다. 민주노총 소속 대기업 노조들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챙긴 집단이면서도 고통분담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민주노총은 외환위기 때에도 노사정 대타협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이 빠진 것은 옥의 티 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600만명 정도다. 경제위기로 한 푼이라도 절약하자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음식점 매상은 반토막이 났고 나들이객이 줄어 숙박업소마다 울상이다. 괜찮은 회사의 임직원들이 급여를 10%씩 반납하고 나면 외식이나 나들이에 써야 할 돈은 더 큰 비율로 줄이게 된다. 인턴이라도 더 뽑으려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다른 비용을 아껴 써야 한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떠안아야 할 공산이 크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은 그런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 일본처럼 가업을 대대로 물려받았거나 독일처럼 장인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다. 해고된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해고를 당한 회사원들과 은행원들은 식당이나 구멍가게를 열면서 퇴직금을 털어넣었고 집마저 담보로 잡혔다. 이번에 무너지면 재기할 힘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외환위기 때에는 그 책임이 대기업과 은행에 지워졌다. 은행원과 회사원이 대량으로 해고됐지만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축적해온 부 덕분에 그들은 당장 극빈층으로 전락하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벤처기업을 차려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기업의 투자위축과 가계의 소비감소로 나타나면서 내수시장 궁핍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42만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눈물을 흘릴지 모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과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절약 모드만으로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에 부족하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자기만 보호하려는 열정이 커질수록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내수시장의 기반이 붕괴돼 생산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큰 성공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이고 과감한 경기대책이 필요하다. 국회와 정부가 다음 달 편성하겠다는 추가경정예산은 경제주체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조성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보증을 늘려 부도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투자를 늘리고,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뒤 살릴 기업들을 확실히 지원해줘야 직원들이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소비를 늘리게 된다. 그래야 자영업 붕괴의 부메랑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타협에서 빠진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이다. 민주노총이 빠진 것은 자기 몫을 내놓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결정이다. 민주노총 소속 대기업 노조들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챙긴 집단이면서도 고통분담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민주노총은 외환위기 때에도 노사정 대타협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이 빠진 것은 옥의 티 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600만명 정도다. 경제위기로 한 푼이라도 절약하자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음식점 매상은 반토막이 났고 나들이객이 줄어 숙박업소마다 울상이다. 괜찮은 회사의 임직원들이 급여를 10%씩 반납하고 나면 외식이나 나들이에 써야 할 돈은 더 큰 비율로 줄이게 된다. 인턴이라도 더 뽑으려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다른 비용을 아껴 써야 한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떠안아야 할 공산이 크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은 그런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 일본처럼 가업을 대대로 물려받았거나 독일처럼 장인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다. 해고된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해고를 당한 회사원들과 은행원들은 식당이나 구멍가게를 열면서 퇴직금을 털어넣었고 집마저 담보로 잡혔다. 이번에 무너지면 재기할 힘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외환위기 때에는 그 책임이 대기업과 은행에 지워졌다. 은행원과 회사원이 대량으로 해고됐지만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축적해온 부 덕분에 그들은 당장 극빈층으로 전락하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벤처기업을 차려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기업의 투자위축과 가계의 소비감소로 나타나면서 내수시장 궁핍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에 42만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눈물을 흘릴지 모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과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절약 모드만으로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에 부족하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자기만 보호하려는 열정이 커질수록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내수시장의 기반이 붕괴돼 생산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큰 성공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이고 과감한 경기대책이 필요하다. 국회와 정부가 다음 달 편성하겠다는 추가경정예산은 경제주체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조성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보증을 늘려 부도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투자를 늘리고,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뒤 살릴 기업들을 확실히 지원해줘야 직원들이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소비를 늘리게 된다. 그래야 자영업 붕괴의 부메랑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