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럭셔리카 브랜드인 렉서스의 RX350은 1988년 1세대 버전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100만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 19일 인천공항 인근에서 3세대 모델로 새로 선보인 '뉴 RX350' 시승행사에 참석,차를 시험해봤다.

한국도요타는 뉴 RX350을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세단'으로 규정했다. 전체적으로 SUV보다 세단 쪽으로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첫인상에서 부터 세련미가 풍겼다. 2003년 이후 렉서스가 채택해온 디자인 컨셉트인 '엘피네스(L-Finesse · 날렵하면서 우아한 곡선이 특징)' 이미지가 적용돼 렉서스 다른 차들과 패밀리룩을 이뤘다. 뉴 RX350은 기존 모델보다 길이와 폭이 각각 40㎜,15㎜ 늘어났다. 높이는 다소 낮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실제로는 기존과 동일하다. 길이 · 폭과의 비율이 달라져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게 보인 착시였다.

운전석에 올라서자 정보통합시스템인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뉴 RX350은 내장 내비게이션의 위치를 다른 차들보다 10㎝ 정도 높은 곳에 위치시켰다. 운전 중 사람의 시야를 최대한 정면으로 유지하기 위한 위치가 바로 그 곳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운전석에서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손이 잘 닫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다. 마치 PC 마우스를 조작하듯 운전석 우측에 위치한 '리모트 터치'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물론 에어컨,측면 및 후방 카메라,오디오 등을 원터치로 조절할 수 있다.

버튼 키를 눌러 시동을 걸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차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이전 모델에 비해 서스펜션이 단단해졌다는 데도 영종도 일원 30㎞ 구간을 시승하는 내내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끽했다. 좌우 흔들림도 많이 억제된 느낌이었다.

엔진 출력은 277마력으로,2세대 모델에 비해 1마력 늘어났다. 기존 RX 고객들이 출력에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고려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신 연비는 8.9㎞/ℓ에서 9.1㎞/ℓ로 높아졌다. 기존 5단 자동변속기 대신 가벼우면서도 변속효율이 좋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결과다. BMW 차량처럼 '헤드 업 디스플레이'가 있어 전면 유리창을 통해 주행속도,지도 등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다.

다만 렉서스 세단 모델에 비해서는 정숙성이 다소 떨어졌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시속 60㎞가 되면 엔진 소음이 들려왔다. 회사 관계자는 "운전하는 맛을 살리기 위해 약간의 엔진 소음을 남겨 뒀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