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4000만원대 중대형 자동차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닛산 알티마 등 신모델이 속속 합류하고 있어서다. 고급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과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도 시장이 커지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오는 10월 도요타 캠리가 진출할 때까지 알티마,혼다 어코드,현대 그랜저 간 3파전이 불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문 연 알티마

중대형급 수입차 시장은 어코드가 장악하고 있다. 어코드는 1976년 출시된 후 세계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모델이다. 작년 1월 8세대 신형 모델이 국내에 선보인 후 혼다 코리아를 국내 수입차 점유율 1위로 올려놓았다. 2.4ℓ 및 3.5ℓ 2가지 모델이 있으며,배기량이 큰 3.5ℓ 모델이 2.5배가량 많이 팔리고 있다. 어코드 3.5는 작년 한햇동안 4948대가 팔려 수입차 최대 판매대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어코드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모델이 알티마다. 2.5ℓ 및 3.5ℓ 등 두 모델을 내놨는데,가격을 어코드에 맞춰 책정했다. 알티마 2.5 가격은 어코드 2.4보다 150만원 비싼 3690만원,알티마 3.5 가격은 어코드 3.5와 같은 3980만원이다. 출력 토크 등 동력성능 면에서도 두 차량 간 차이는 거의 없다.

변속기 및 편의장치는 다르다. 알티마는 수동 6단 변속이 가능한 무단 변속기를 달았다. 반면 어코드엔 5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때문에 연비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알티마 2.5 연비가 ℓ당 11.6㎞인데 비해 어코드 2.4는 10.9㎞/ℓ다. 알티마에는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탑재된 반면,어코드의 경우 손으로 키를 돌려야 시동이 켜진다.

하지만 혼다 코리아는 폭넓은 서비스망과 두터운 고객층을 감안할 때 알티마보다 어코드가 비교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어코드가 알티마보다 조금 크다.

◆독보적인 그랜저

가격 대비 성능 등을 종합하면,국산차인 그랜저 뉴 럭셔리가 단연 앞선다. 그랜저 2.4 가격은 2552만~2704만원,2.7 가격은 2790만~3247만원,3.3 가격은 3316만~3525만원이다. 가장 비싼 VIP 패키지를 선택해도 3802만원이다. 알티마 및 어코드보다 싸다.

그랜저에는 모두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2.4 모델의 경우 연비가 ℓ당 11.3㎞로 높은 편이다.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하이패스 시스템 등 국내 소비자들이 쓰기 편한 편의장치가 달려있다. 현대차의 촘촘한 서비스망도 큰 장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선 알티마와 어코드의 경쟁 상대는 그랜저가 아닌 쏘나타"라며 "수입차 가격이 높아 그랜저와 알티마,어코드가 경쟁관계에 있지만 그랜저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희귀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제외하면 그랜저가 알티마와 어코드보다 밀릴 게 없다는 얘기다.

그랜저,알티마,어코드 간 3파전은 오는 10월 도요타 캠리의 등장과 함께 4파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캠리 가격은 4000만원대 초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인 미국시장에서 캠리가 가장 인기가 좋다는 점에서,연말 국내 중대형급 시장이 다시 한번 뜨거워질 전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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