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유품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어서 인도 시민들이 격분하고 있다.

25일 AFP보도에 따르면 간디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죽 샌들과 철테 안경, 회중시계, 그릇 등이 오는 3월 5일 미국의 안티쿼럼 경매회사가 진행하는 경매에 출품된다.

안티쿼럼 경매회사는 이 물품들이 최소 2만~3만달러(한화 약 3000만~4500만원)의 낙찰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람들은 간디의 유품이 어떻게 경매에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먼저 간디의 초라한 가죽 샌들은 지난 1931년 영국의 한 군무관이 그의 사진을 찍어준 후 가져갔다가 경매에 나오게 됐고, 누구나 다 알법한 그의 둥근 안경은 한 군대의 대령이 소유하고 있었다고 안티쿼럼 경매회사는 밝혔다.

1910년 제니스제 회중시계는 간디의 손녀조카가 소유하고 있다가 한 독일 수집가에게 팔아 이번 경매에 출품하게 됐다. 간디는 1948년 기도회에서 과격파 힌두교도의 총탄을 맞고 이 손녀조카의 품 안에서 운명했다.

그러나 간디의 증손자 투샤르 간디는 "인도의 독립 지도자의 유품이 뉴욕 경매에서 헐값에 팔리는 것은 그의 죽음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유품을 반드시 인도로 되찾아와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샤르 간디는 인도 뭄바이에서 마하트마 간디 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뉴욕 경매를 연기해줄 것을 경매회사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인도에서 캠페인을 벌여 모으고 있는 기부금으로 경매에서 간디의 유품을 되찾을 계획이었지만 경매회사의 거절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는 유품을 독일 수집가에게 판 조카에 대해 "당신의 부모는 이 유품을 팔아 돈을 벌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 유품들을 숭배했다"고 질책했다.

인도의 여러 유명 인사도 투샤르 간디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안 싱 인도 하원의원은 "인도 정부가 간디의 유품을 되사와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간디 추모재단'의 리마찬드라 라히 사무국장은 "간디의 유품은 인도의 후손들을 위해 꼭 존재해야할 것"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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