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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학원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달 초 서울ㆍ경기권의 대표학원으로 꼽히는 젠아이학원,필탑학원,뉴젠학원,부천대성학원이 대형 교육기업체인 '에듀언스'를 설립하고 한솥밥을 먹게 된 것. 이들은 모두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된 베테랑 학원기업으로 서울 도봉구 창동,평촌,김포,부천 등 각각의 소재 지역에서 업계 1등으로 꼽혀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빅4' 학원이 그동안 쌓아올린 풍부한 학습 노하우와 콘텐츠를 공유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에듀언스는 이달 3일 자동차부품 제조기업인 (주)씨엔씨테크에 흡수 합병되면서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대표직은 젠아이학원의 하태윤 이사장이 맡으며,오는 3월13일 주주총회를 통한 공식 선임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태윤 대표는 "에듀언스의 모태인 '빅4'학원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직영학원 설립을 통해 국내 최고의 학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e-러닝 사업과 출판 사업을 병행함으로써 민간 교육서비스의 표준화에 주력하겠다"면서 "올해 매출액은 400억원,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향후 실적에 따른 이익은 각 학원에 균등하게 재투자해 성장 발전시킬 것"이라고 야심찬 각오를 밝혔다.

교육 서비스 '표준화' 앞장

에듀언스의 특징은 이미 갖춰진 학원조직을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을 선택해 포화상태인 사교육시장에서 신생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빠르게 단축시켰다는 데 있다. 하 대표는 "개별적으로 학원을 운영하면 콘텐츠 마련 등의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때문에 재정적 문제를 최소화하고 학생들을 위한 맞춤 교육서비스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수단으로 각 지역 학원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듀언스는 학원 컨설팅 전문업체인 키스톤에듀의 학원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최상의 학습 콘텐츠를 개발하고,학원 경영의 표준화ㆍ합리화도 앞당긴다는 각오다. 하 대표는 "향후 설립할 직영학원 역시 기존 4개 학원과 같은 조건의 학원들로 구성해 보다 안정된 경영환경과 교육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며 "또 직영학원 원장과 강사들에게 학원 운영 노하우 및 표준화된 학원 운영 실무 교육을 실시해 모든 에듀언스 직영학원이 동일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언스는 학생 능력별 맞춤 학습시스템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교육 목표로 정했다. 다양한 학습 성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양질의 학습 콘텐츠를 이용한 학원 수업,온라인 학습 시스템,자기주도 학습법,가정학습 관리 등 다채로운 학습법을 연구 개발해 나간다는 포부다.

하 대표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기르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강사의 힘이 크다"며 강사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의사는 몸을 치료하지만 강사는 학생의 정신과 학습을 모두 치료하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과 열정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며 자신의 교육 철학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에듀언스는 강사와 학생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하 대표는 "강사가 스스로 자가 테스트를 하고 학생의 수행능력을 측정하는 한편,학생이 주기적으로 강사를 평가하는 제도를 마련해 강사 스스로가 건강하게 긴장하도록 할 것"이라며 "아울러 학습 데이터와 학생 생활 데이터 등을 학부모와 공유해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도 양방향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20년간 학원을 경영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로,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이미 좋은 반응으로 검증 받은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e-러닝 및 출판사업 병행

에듀언스는 학원사업의 학습 콘텐츠 보강을 위해 e-러닝사업에도 뛰어든다. 학생들의 학습 진단 및 분석시스템을 통해 맞춤 학습시스템을 제공하며,학업 성취도와 취약부분을 세밀히 분석함으로써 올바른 학습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생들에게는 실시간 동영상 강의,학습 자료,숙제 도우미,문제은행,입시정보서비스 등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며,학생들의 정확한 학습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컴퓨터 기반 테스트(CAT)'인 온라인 모의고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출판 사업을 통해서는 직영학원의 학습 교재를 만들고 양질의 교육콘텐츠를 학생들에게 꾸준히 제공해 학업 성취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앞으로 학원업계는 소규모 과외식 형식과 기업화된 학원의 형태로 양분될 것"이라며 "교육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히 고민한 끝에 탄생한 회사인 만큼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시스템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고려대 교육대학원 평생교육 CEO 최고위과정 지도교수를 거쳐 현재 디딤돌넷스쿨 이사,키스톤에듀 대표를 겸하고 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