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ㆍ문봉선ㆍ송수련ㆍ 김근중 등 100여명 작품전
아크릴 · 유화물감 · 철가루나 돌가루 등 서양화 재료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퓨전 한국화'가 봄 화단을 잇달아 장식한다.
미술시장이 침체되고 일부 서양화 작가들의 그림값이 떨어지면서 미술관과 화랑들이 미래가치가 높은 한국화 작가들의 전시를 잇따라 기획하고 나선 것이다.
올해 전시회를 가질 예정인 한국화 작가는 원로화가 박대성씨를 비롯 오용길 문봉선 허달재 김덕용 김근중 신지원 김춘옥 송수련 석철주 최한동 홍푸르메 이길우 서수영 김지혜 박상미 임종두 이영희 임서령 곽현정 박미진 씨 등 100여명.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 중국 일본 등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참가하거나 화랑 · 미술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전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적 화풍의 한국화를 그려온 박대성씨는 다음 달 24일부터 두 달 간 경주 엑스포공원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박씨는 경주가 품은 문화의 혼과 생생한 역사를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석굴암 본존불과 십대제자상,석가탑,다보탑,황룡사 9층탑 등 경주의 유적을 생생하게 재현한 5~8m 크기의 대작 40여점을 건다. 실험적인 한국화의 형식을 통해 신라 1000년의 역사를 수묵담채로 녹여낸 작품들에선 장엄미가 느껴진다.
이화여대 미술대학장을 지낸 오용길씨의 개인전은 오는 25일부터 4월4일까지 동산방화랑에서 열린다. 오씨의 작품은 치밀한 사실 묘사를 기초로 한 세필의 붓터치가 특징.이번 전시에는 수묵화에 다양한 색채를 적용한 근작 20여점이 출품된다.
선미술상 수상작가인 문봉선씨는 5월6~16일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먹과 필선의 힘을 이용해 원경을 과감히 생략한 채 '한국미에 관한 물성과 회화성'을 담은 작품 40여점을 건다.
이 밖에 송수련(금호미술관 · 30여점) 홍푸르메(제네바 미매시스갤러리 · 20여점) 김춘옥(도쿄 오다큐백화점갤러리 · 30점) 서수영(리용 아카페갤러리 · 20여점) 신지원 · 김민정 · 박상미(서울 인사아트센터 · 각 20여점) 장현재(서울 아카갤러리 · 20여점) 이지수 · 염혜진 · 장현재 · 장혜용(뉴욕 아트게이트갤러리 · 각 20여점) 등도 올 안에 작품전을 갖는다.
한국화 작가들이 스위스 제네바,홍콩,독일 칼슈루에 아트페어 등 세계적인 미술장터에도 대거 참가해 해외 작가들과 경쟁을 벌인다.
허미회 정선진 오경미 김지연 송혜림 우영수 김옥희씨는 오는 4월22~26일 스위스 프라레스포에서 열리는 유로아트 제네바 아트페어에 참가한다.
또 오는 5월21~25일 중국 선양 루쉰(魯迅)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미술 30인'전에는 30~60대 한국화 작가 15명이 100여점을 들고 나간다.
홍푸르메 허정화씨는 2~5일 독일 바덴바덴 인근 칼슈루에아트페어,신지원 최성원 윤미영 임종두씨는 5월22~25일 홍콩아트페어에 각각 참가한다.
미술평론가 류석우씨는 "서양화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미감과 기법도 참신해 한국화에 대한 수요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