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위기설'에 대해 기우라는 분석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 상승하면서 1500원대 위로 올라서 있다. 환율 문제가 증시를 옥죄고 있고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많이 흐트려 놓고 있다.
코스피지수 박스권은 증권사별로 다 다르지만 900~1200을 박스권으로 상정하고 있다. 작년 10월과 11월 두차례 저점을 박스권 하한선으로, 1200선을 상한선으로 보고 있다.
정책 효과와 외국인 순매수, 세계 경제침체·금융위기에 따른 상대적 수혜 기대감 등으로 지가 박스권 상단(1100~1200)으로 이동했지만 정책 효과 약발이 떨어지고 동유럽 연쇄 디폴트,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으로 다시 박스권 중단(1000~1100)으로 내려왔다.
여기서 박스권 하단(900~1000)으로 지수가 하향 조정되느냐 마느냐는 변수들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DS(신용부도스왑), 외평채가산금리, VIX(변동성)지수 등을 봐서는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앉을 정도의 수위는 아니다. 그러나 동유럽발 디폴트 우려가 진행되고 미국 은행 국유화 논란 등이 심화되면서 GM 사태마저 불거진다면 지수는 한단계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지수 관련주 위주의 접근은 자제하고 기관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중소형주 강세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개별 재료 위주 종목별로 순환매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증시가 제대로 움직이려면 금융, 특히 은행이 정상화돼야 하는데 금융주가 아직 힘들고 금융시스템 자체가 신용경색현상인 '돈맥경화'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박스권 중·상단 등락이지만 전체적인 큰 흐름으로 봐서는 결국 지금은 '버티기 장세'이다.
그러나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서더라도 900선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고려할 시점은 아니다. 작년 10월의 경우 역대 최악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덮쳤지만 지금 현 상황에서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임정현 부국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