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예비시험’을 통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이 국회에서 검토되고 있는데 대해 로스쿨대학들이 “로스쿨 도입취지에 위배되므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김건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하 협의회)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예비시험은 법조인을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전환한다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취지에 정면으로 반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당정은 수정안을 만들면서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도록 예비시험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협의회측은 “당장 논의를 철회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로스쿨 대학들은 또 졸업생의 80% 이상이 시험에 통과되도록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협의회측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시험은 의사고시와 마찬가지로 응시자의 80% 이상이 합격하도록 해야 한다”며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도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0%이상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시험과목과 관련해서는 “정부법안의 선택형 필기시험 과목은 사법시험 1차 시험에 비해 세부과목수가 더 많아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므로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건식 협의회 이사장은 “새로운 변호사 시험도 사법시험의 재판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학생들이 입학전부터 시험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며 “수업을 충실히 해 법조인을 양성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시험준비부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라고 말했다.

정태웅/박진규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