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월 무역적자 1조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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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적자…수출 46% 급감
엔화, 연일 추락 달러달 97엔대
엔화, 연일 추락 달러달 97엔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이 세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충격을 주고 있다.
엔화 가치도 연일 폭락 중이다. 일본 경제는 작년 4분기에 -12.7%(연율 기준) 성장한 데 이어 당분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1990년대 겪었던 '장기 불황'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요타 수출 56% 감소
지난달 무역적자는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일 재무성은 25일 1월 무역적자 규모가 9526억엔(약 100억달러)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1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7% 감소한 3조4826억엔,수입은 31.7% 줄어든 4조4352억엔이었다. 수출 감소폭은 사상 최대로 작년 10월 이후 4개월째 줄어들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로 자동차와 가전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수출이 급감했다. 엔화 강세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수출 감소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자동차업체들의 1월 실적은 충격적이다. 도요타의 1월 국내 생산과 수출은 각각 40.3%,56.2% 감소했다. 혼다의 수출도 같은 기간 46.3%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마쓰다 역시 수출이 72.1%나 줄어 역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NLI연구소의 야지마 야스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면서 "실적 악화는 기업들의 감원과 설비투자 축소로 연결돼 경기침체를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일본의 성장률이 -4%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 -12.7%에 이어 올 1분기에 최악의 경우 -18%까지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전자산 매력 잃은 엔화
마이너스 성장에다 아소 내각의 지지율 급락으로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엔화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엔화가 달러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연초 전망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85엔 떨어진 97.20엔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1월25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6일 연속 하락해 유로당 124.86엔까지 폭락했다.
엔화 가치는 이날 1월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개장 직후부터 급락했다. 경기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엔화 보유를 줄이기 위해 '엔화 매도,달러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시장 불안을 배경으로 미국 투자가들이 자국으로 자금을 회수해가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 · 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신인도 유지에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는 소식도 엔화 약세 배경이 됐다. 일본 최대 외환중개업체 도쿄포렉스&우에다할로우의 이시카와 마사노부 외환매니저는 "일본의 경기침체가 또다시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고,정국 혼란까지 가중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가치가 퇴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내수시장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여 일본으로의 수출이 많은 국가들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언론은 이날 3대 섬유 수출시장인 일본의 수요 감소로 중국 섬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최인한 기자 chabs@hankyung.com
엔화 가치도 연일 폭락 중이다. 일본 경제는 작년 4분기에 -12.7%(연율 기준) 성장한 데 이어 당분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1990년대 겪었던 '장기 불황'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요타 수출 56% 감소
지난달 무역적자는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일 재무성은 25일 1월 무역적자 규모가 9526억엔(약 100억달러)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1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7% 감소한 3조4826억엔,수입은 31.7% 줄어든 4조4352억엔이었다. 수출 감소폭은 사상 최대로 작년 10월 이후 4개월째 줄어들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로 자동차와 가전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수출이 급감했다. 엔화 강세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수출 감소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자동차업체들의 1월 실적은 충격적이다. 도요타의 1월 국내 생산과 수출은 각각 40.3%,56.2% 감소했다. 혼다의 수출도 같은 기간 46.3%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마쓰다 역시 수출이 72.1%나 줄어 역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NLI연구소의 야지마 야스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면서 "실적 악화는 기업들의 감원과 설비투자 축소로 연결돼 경기침체를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일본의 성장률이 -4%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 -12.7%에 이어 올 1분기에 최악의 경우 -18%까지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전자산 매력 잃은 엔화
마이너스 성장에다 아소 내각의 지지율 급락으로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엔화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엔화가 달러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연초 전망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85엔 떨어진 97.20엔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1월25일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6일 연속 하락해 유로당 124.86엔까지 폭락했다.
엔화 가치는 이날 1월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개장 직후부터 급락했다. 경기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엔화 보유를 줄이기 위해 '엔화 매도,달러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시장 불안을 배경으로 미국 투자가들이 자국으로 자금을 회수해가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 · 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신인도 유지에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는 소식도 엔화 약세 배경이 됐다. 일본 최대 외환중개업체 도쿄포렉스&우에다할로우의 이시카와 마사노부 외환매니저는 "일본의 경기침체가 또다시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고,정국 혼란까지 가중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가치가 퇴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내수시장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여 일본으로의 수출이 많은 국가들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언론은 이날 3대 섬유 수출시장인 일본의 수요 감소로 중국 섬유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최인한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