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장기로 거주할 수 있는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일명 오세훈 아파트)이 강남권에서 본격 공급된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주공3단지 재건축)와 강동구 강일동 강일지구 등 6곳에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 699가구의 청약 접수를 내달 9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반포자이는 전용면적 59㎡(공급면적 82㎡)형 319가구,84㎡(115㎡)형 100가구가 공급된다. 전셋값은 59㎡형 2억2400만원,84㎡형의 경우 3억원으로 결정됐다.

신제국 SH공사 장기전세팀장은 "지난주 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주변 전세 시세를 조사해보니 84㎡형은 3억7500만원,59㎡형은 2억8000만원으로 나왔다"며 "여기에서 20%를 깎아 최종 공급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포지역은 이사철을 맞아 급증한 전세 수요 탓에 전셋값이 연일 상승세다. 현재 59㎡형은 3억원대 초반,84㎡형은 4억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다. 변은경 제일부동산 대표는 "지금도 입주 문의는 끊임없이 오지만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반포자이 시프트(Shift)는 동 · 호수 배치 및 인테리어 마감 등이 일반 분양주택과 똑같아 전세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포자이의 경우 당초 계획 때 임대주택 건설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건설사 측이 임대 동을 따로 마련하거나 인테리어 수준을 달리하는 등의 차별화를 할 수가 없었다"며 "강남권 단지 최초로 자연스럽게 소셜 믹스(Social Mix:계층통합)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아직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임대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해 이번 공급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SH공사 측은 당초 반포자이 시프트를 조합원 입주시점에 맞춰 작년 12월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이 임대아파트 건립부담금 852억원에 대한 분배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SH공사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 대의원회가 지난 25일 서울시에 임대아파트를 넘겨줄 수 있도록 결의했기 때문에 소유권 이전은 이제 시간 문제"라며 "이미 임시사용승인이 난 상태이므로 입주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급되는 시프트 중 재건축아파트를 매입한 곳은 반포자이를 포함해 총 464가구로 나머지는 △서초 두산위브트레지움 84㎡형 6가구(전셋값 2억3932만원) △래미안 서초스위트 59㎡형 16가구(1억7000만원) △강서 동부센트레빌4차 59㎡형 21가구(9333만원) △관악 청광플러스원 59㎡형 2가구(1억1300만원) 등이다.

강일지구에서는 전용 59㎡형 112가구(9371만원)가 나왔으며 작년 말 모집인원을 못 채워 남은 114㎡형 123가구(1억9712만원)도 재공급된다.

이호기/박종서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