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일만에 선물 순매수…팔만큼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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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억 순매수 전환…현물시장선 13일째 매도우위
최근 2주 가까이 지속됐던 외국인의 선물 매도공세가 한풀 꺾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데다 선물 누적 매도액이 사상 최대치에 달해 '팔자'로 일관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다음 달 12일 선물 · 옵션 만기일을 의식,선물을 되사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약하고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는 13일 연속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어 증시의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일 만에 선물 순매수로 전환
외국인은 26일 선물시장에서 2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3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첫 순매수다. 외국인은 오전장에서 2000억원 이상 선물을 순매수했지만 원 · 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자 일시적으로 300억원가량 순매도로 돌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의 선물 매수 덕분에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차익거래는 577억원(프로그램 전체는 474억원)의 순매수로 마감했다. 차익거래가 순매수를 보인 것도 지난 13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8일 사이에 선물을 약 1조8500억원이나 순매도했다. 단기간 과도하게 매도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수 물량이 나올 시점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 분석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매수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청산되지 않은 미결제 약정이 3200계약 증가했다는 점은 여전히 매도세력이 많다는 의미"라며 "지수 급락에 따른 단기반등을 노린 세력이 일시적으로 대거 매수세에 가담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을 위해 일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매수로 지난해 12월 만기 이후 외국인의 선물 누적순매도 규모는 4만3000계약에서 4만2700계약으로 소폭 줄었다.
◆프로그램 유입으로 수급엔 긍정적
외국인이 당장 선물 매수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매도 강도가 약해지면 지수 방어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하락장에서 되풀이됐던 '외국인의 선물 매도 → 현 ·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악화 →프로그램 매물 증가 →지수 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약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매수차익잔액이 최근 급격히 줄어든 데다 인덱스펀드가 보유 주식을 팔고 값싼 선물로 갈아타는 '스위칭 매도'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재 연구원은 "인덱스펀드 내 선물의 비중은 현재 34%로 최고치에 달했던 2007년 8월(3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펀드 규정상 추가로 선물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7조300억원 수준인 투신권의 인덱스펀드 설정잔액 중 선물로 스위칭될 수 있는 금액은 약 6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증권사의 심상범 연구원은 "연기금도 1조8100억원가량의 인덱스펀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선물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스위칭 매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향후에도 선물로 교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잠재적인 주식 매도 물량인 매수차익잔액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은 25일 기준으로 6조6110억원으로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시작된 지난 11일 이후 1조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심 연구원은 "이 정도면 과거 경험상 실질적인 매수차익잔액은 바닥 수준"이라며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좁혀지더라도 차익거래와 연관된 매물이 대규모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승재 연구원은 "주식 매수로 이어질 수 있는 매도차익잔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베이시스가 확대될 경우 매도차익잔액이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게 되면 수급불안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
이에 따라 외국인이 다음 달 12일 선물 · 옵션 만기일을 의식,선물을 되사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약하고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는 13일 연속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어 증시의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일 만에 선물 순매수로 전환
외국인은 26일 선물시장에서 2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3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첫 순매수다. 외국인은 오전장에서 2000억원 이상 선물을 순매수했지만 원 · 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자 일시적으로 300억원가량 순매도로 돌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의 선물 매수 덕분에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차익거래는 577억원(프로그램 전체는 474억원)의 순매수로 마감했다. 차익거래가 순매수를 보인 것도 지난 13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8일 사이에 선물을 약 1조8500억원이나 순매도했다. 단기간 과도하게 매도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수 물량이 나올 시점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 분석가들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매수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청산되지 않은 미결제 약정이 3200계약 증가했다는 점은 여전히 매도세력이 많다는 의미"라며 "지수 급락에 따른 단기반등을 노린 세력이 일시적으로 대거 매수세에 가담했다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을 위해 일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매수로 지난해 12월 만기 이후 외국인의 선물 누적순매도 규모는 4만3000계약에서 4만2700계약으로 소폭 줄었다.
◆프로그램 유입으로 수급엔 긍정적
외국인이 당장 선물 매수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매도 강도가 약해지면 지수 방어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하락장에서 되풀이됐던 '외국인의 선물 매도 → 현 · 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악화 →프로그램 매물 증가 →지수 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약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매수차익잔액이 최근 급격히 줄어든 데다 인덱스펀드가 보유 주식을 팔고 값싼 선물로 갈아타는 '스위칭 매도'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재 연구원은 "인덱스펀드 내 선물의 비중은 현재 34%로 최고치에 달했던 2007년 8월(3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펀드 규정상 추가로 선물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7조300억원 수준인 투신권의 인덱스펀드 설정잔액 중 선물로 스위칭될 수 있는 금액은 약 6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증권사의 심상범 연구원은 "연기금도 1조8100억원가량의 인덱스펀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선물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스위칭 매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향후에도 선물로 교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잠재적인 주식 매도 물량인 매수차익잔액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은 25일 기준으로 6조6110억원으로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시작된 지난 11일 이후 1조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심 연구원은 "이 정도면 과거 경험상 실질적인 매수차익잔액은 바닥 수준"이라며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좁혀지더라도 차익거래와 연관된 매물이 대규모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승재 연구원은 "주식 매수로 이어질 수 있는 매도차익잔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베이시스가 확대될 경우 매도차익잔액이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게 되면 수급불안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