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주식보다 채권에서 자금을 더 많이 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외국인이 2월 중순부터 주식시장에서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대규모 매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작년 9~10월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2008년 9~10월 이후 다수의 헤지펀드 청산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다시 청산 충격이 나타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채권과 차입의 경우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작년 4분기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이 2007년에는 투자이익 회수 차원에서, 2008년에는 글로벌 신용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빠르게 회수해 갔지만 채권과 차입의 경우 작년 4분기에 들어서 유출이 본격화됐다"며 "3월 위기설과 동유럽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교란이 발생하면 주식보다 채권 부문에서 이탈 규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유출이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각 200억달러, 100억달러, 140억달러로 평균 100억달러 이상에 달했고, 작년 1분기 단기차입금이 증가해 올 1분기 차입금 상환압력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채권에서는 작년 9월부터 평균 34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자금 유출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채권과 차입부문에서 지속적인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