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했다가 기자회견에서 횡설수설 파문으로 사임했던 일본의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재무상이 당시 호화 제트기를 이용해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져 또다시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나카가와 전 재무상은 이달 중순 로마에서 개최된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면서 비서관, 재무성 직원, 경호원등 6명의 전세기 임대료로 4천100만엔(약 6억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1인당 약 700만엔(약 1억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제회의 참석을 위한 항공료로는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같은 회의에는 일본은행에서도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총재를 포함해 11명이 참석했으나 전체 경비는 1천300만엔으로, 그중 항공료는 약 900만엔으로 재무성 일행과 대비됐다.

재무상 일행은 8인승 비즈니스 제트기를 전세냈는데, 당시 이들이 출발한 2시간후 나리타(成田)공항에서 로마로 출발하는 이탈리아 항공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항공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장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 요금은 94만엔이다.

이에 대해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재무상은 야당측의 추궁에 대해 “국회에 출석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위한 것으로, 전세기 이용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나카가와 전 재무상의 호화 출장에 대해서는 만약 그가 기자회견에서 술취한 듯횡설수설해 국제적인 망신을 사는 일만 없었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고 넘어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일국의 각료가 국가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국가의 이미지 실추에 앞장선 데 대해 국민적 감정이 용납하지않아 비난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카가와 전 재무상은 당시 횡설수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일행과 로마 시내의 바티칸박물관을 둘러보던 중 출입제한 구역을 넘어들어가 조각상에 손을 대는 등의 추태까지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