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지난해 고점을 뚫으면서 1530원대로 치솟았다. 장중 한때 1540원을 웃도는 등 시장에 패닉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50전 오른 15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장중 고점 1525원(11월21일)을 넘어선 것이며 1988년 3월12일(1546원) 이후 거의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개장 전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출발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지난달 경상수지가 13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30억달러,경상수지 흑자가 35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전고점을 뚫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환율은 1517~1524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장 마감을 30여분 남겨놓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주말을 앞두고 일부에서 공격적으로 달러 확보에 나서자 다른 참가자들도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너도나도 달러 매입에 가세했다. 전고점에 이어 1530원 선까지 뚫리자 달러를 많이 팔아놓았던 역외세력이 대거 달러를 되사들였다. 이 때문에 1544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장 막판에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24포인트 오른 1063.03을 기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