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株, 올들어 주가는 '방어'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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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ㆍ음식료ㆍ유통종목 등 코스피보다 더 큰폭 하락
현대車 등 수출주 강세와 대조
현대車 등 수출주 강세와 대조
경기 침체기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기방어주'들이 올해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음식료 유통 전기가스 통신 등 대표적인 경기방어 업종의 지수와 대표주들은 올 들어 코스피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추락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경기에 민감한 일부 수출주들은 원화가치 약세와 업계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2월 말까지 작년 말보다 5.4% 하락하는 동안 전기가스(-20.2%) 음식료(-14.9%) 유통(-13.1%) 통신(-8.3%) 등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업종들의 지수는 하락률이 더 컸다.
종목별로도 SK텔레콤이 올 들어 10.3% 떨어진 것을 비롯해 신세계(-16.4%) 아모레퍼시픽(-16.1%) 강원랜드(-8.8%) 등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작년 말 약세장에서 주요 증권사들이 추천했던 경기방어주들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A증권사가 작년 12월 중순 "소비자들이 경기 불황기에도 교육 교통 통신 등 비용은 줄이지 못한다"며 경기방어주 7개를 제시했지만 최근 2개월 동안 코스피지수보다 수익률이 나은 종목은 KT&G(-0.3%) 1개뿐이었다. 에스원(-20.3%) 동아제약(-18.5%) 유한양행(-12.2%) LG데이콤(-12.0%) SK텔레콤(-10.3%) 농심(-7.1%) 등 나머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현대차가 올 들어 23.2% 오른 것을 비롯 삼성전자(5.7%) 하이닉스(28.9%) 등 수출 관련 경기민감주들은 주가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지수는 작년 말에 비해 각각 7.0%와 3.3% 올랐다. 원화가치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해외 경쟁사들의 구조조정 등 호재가 겹친 덕분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부터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경기방어주로 갈아타라고 주문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달에도 증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기방어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들어 정보기술 소비재 등 경기민감주들이 각국 정부의 규제완화책과 시장 친화적인 정책 등으로 주가가 좋지만 이익흐름은 여전히 나쁘다"며 "금융위기 재연 우려와 기업파산 공포 등 악재가 불거지면 경기방어주로 다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