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향은 실제 담배와 비슷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전자 담배,거실용 골프 시뮬레이터,칼에 찔려도 안전한 티셔츠,10초 만에 물 끓이는 에너지 절약형 주전자….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 아이디어형 신상품들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작년에 출시된 2532개의 신상품 가운데 500대 인기 상품을 선정,최근 세계 상품 시장의 10대 트렌드를 분석했다. 웰빙,친환경,럭셔리,소(小)황제,첨단IT(정보기술),디자인,여가 등이 2007년에 이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반영해 절약,안전,재미(fun)를 특징으로 하는 상품도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웰빙 상품 중에선 애연가들에게 반가운 제품이 등장했다. '가무치(Gamucci)'라는 전자 담배로 수증기로 이뤄진 연기가 나고,맛과 향은 실제와 비슷하지만 유해 물질이 함유돼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와인 마니아를 위한 가정용 와인 제조기도 나왔다. 30일간의 발효 기간을 거쳐 한번에 48병의 와인을 만들 수 있고,'와인코치'라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발효 과정을 모니터한다.

불황일수록 재미있는 상품이 인기를 얻는 법이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LED(발광다이오드)로 만든 조화(造花),총싸움 게임을 실감나게 해주는 충격 조끼 등이 새로운 상품 트렌드를 형성했다.

어린이를 위한 50달러짜리 미니 컴퓨터도 나왔다. 게임기와 기능이 유사하며,글을 가르쳐 주는 기능이 뛰어나다. 비누를 끝까지 쓰게 해주는 도구,접이식 원탁 의자 등도 절약형 상품들의 주요 사례다.

안전형 상품으로는 사고 기록을 보존해주는 자동차용 블랙박스,충돌시 자동으로 멈추는 자동차 시스템,야간 주행용 안경 등이 꼽혔다. 여가 분야에선 국내에서 스크린 골프가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거실에 벽걸이형으로 된 골프 시뮬레이터를 걸어 놓고 인터넷상에서 골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다.

첨단 IT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집안의 가전제품을 조정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스캐너가 달린 키보드,무선 인터넷(와이파이)을 감지하는 티셔츠,빛으로 충전되는 시계,손목에 착용하는 방수 디지털 카메라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