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아르헨티나가 경제 위기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곡물과 가축 시장의 국유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28일 아르헨티나가 자국의 경제 위기가 정치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미국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문제의 발단은 리언 파네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25일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는 경제 위기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이는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즉각 앤서니 웨인 미 대사를 불러 파네타 국장의 발언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호르헤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명백한 내정 간섭"이라며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급기야 토머스 샤논 미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가 "파네타 국장의 발언은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아르헨티나 측의 기류는 냉랭하다.

한편 아르헨티나 농업생산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곡물과 관련 파생상품의 구매와 판매를 전담하고,가축시장에도 개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 부문의 일부 국유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중개인과 애널리스트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2위의 옥수수 수출국이며,콩 수출 규모는 세계 3위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