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단백뇨,혈중 크레아티닌치를 측정해봐야 한다.

50세 이상,비만 혹은 흡연자,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이들 질환 및 신장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고 얼굴이 자주 푸석푸석하고 무기력하며 오줌에서 거품이 많이 보이고 지린내가 심하게 나는 등 만성 신장병의 특이 증상을 보인다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통상 하루에 1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면 단백뇨로 규정한다. 고혈압이나 심한 운동을 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정상인도 하루에 150㎎ 이하의 단백질 혹은 30㎎ 이하의 알부민이 검출될 수 있다.

알부민은 혈장단백질의 40%가량을 차지하는데 당뇨병 또는 고혈압이 초기이거나 신장 합병증을 유발하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소변에서 모은 알부민의 양이 30~300㎎에 달하는 '미세 알부민뇨'가 된다.

신장의 사구체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단백뇨는 알부민이 주성분이고 신장 세관에 문제가 있는 단백뇨는 알부민보다 분자량이 낮은 단백질이 주로 나온다. 단백뇨의 하루 배출량이 3.5g 이상이면 '신증후군 범위의 단백뇨'라고 하며 거의 모두 전신부종 저알부민혈증 고지혈증 신장사구체질환 등을 동반한다.

당뇨병의 기준은 공복혈당이 126㎎/dL 이상인 경우다. 소변으로 당이 빠져 나오는 경우는 혈당이 200㎎/dL를 넘을 때다. 바꿔 말해 소변 스틱검사에서 당이 검출됐다는 것은 당뇨병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신기능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사구체 여과율을 말한다. 사구체는 노폐물을 걸러내는 실꾸러미 모양의 신장 내 소기관으로 사구체 여과율은 혈장이 사구체를 통과해 나온 여과액이 만들어지는 속도다. 분당 120mL 정도가 정상이다.

사구체 여과율은 직접 측정할 수 없어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을 측정해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낸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세포의 크레아틴이 대사된 산물로 신기능이 떨어질수록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개원가에서는 복잡한 사구체 여과율 대신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대강의 신장 기능을 판별한다.

신장이 혈중 단백질 대사의 최종 산물인 질소 노폐물을 어느 정도 배설시킬 수 있는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나이와 체중(근육량)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으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을 경우 대개 일정한 수치를 보인다. 정상값은 1㎎/dL 안팎(0.6~1.2)이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신기능이 절반으로 저하되면 2㎎/dL,신기능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 5㎎/dL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므로 대략적인 신기능 판정에 유용하다.

다만 크레아티닌과 신장 기능은 직선적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으므로 낮은 크레아티닌 수치 범위에서는 작은 변화라도 신장 기능의 큰 저하를 의미할 수 있다. 따라서 크레아티닌 수치가 갑자기 상승한다면 신장 기능 저하가 의심되므로 24시간 소변을 모아 실제 사구체 여과율을 구함으로써 정확히 진단해볼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