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ㆍ아세안 정상들 "보호주의 배격"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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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ㆍ佛, 자국선 車보조금 지급…印尼도 '국산 우대'
최근 세계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보호주의를 배격한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외적 표명과는 달리 보호주의는 갈수록 확산되는 조짐이다.
1일 벨기에 브뤼셀과 태국 후아힌에서 각각 열린 유럽 정상회의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데 합의했다. 보호주의 반대는 최근 정상급은 물론 장관급 국제회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에선 보호주의가 확산 일로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자국 자동차산업 추가 지원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현 정부 보조금 제한 규정이 너무 엄격하다며 시대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보호주의는 안된다고 외쳐왔지만,영국은 4월부터 외국인 숙련 근로자 유입을 제한하는 노동장벽을 쌓는다. EU 차원에서도 TV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을 정보통신기기가 아닌 가전제품으로 분류,무관세에서 13.9%의 관세 대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보호주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세안도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서로 보호주의 장벽을 없애라고 촉구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특정 품목의 수입을 5개 항구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각급 정부와 공립학교가 인도네시아산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의 보호주의를 맹비난해온 중국도 경기부양책에 자국산 제품 구매를 우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국가가 실업 급증과 사회불안에 직면해 있어 국민의 감성에 쉽게 영합할 수 있는 보호주의에 빠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연내 자유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를 타결짓기로 합의했지만 무산된 것이나,작년 말 이후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등 20여개국에서 보호주의 조치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세계교역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다음 달 런던에서 열리는 2차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1일 벨기에 브뤼셀과 태국 후아힌에서 각각 열린 유럽 정상회의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데 합의했다. 보호주의 반대는 최근 정상급은 물론 장관급 국제회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에선 보호주의가 확산 일로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자국 자동차산업 추가 지원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현 정부 보조금 제한 규정이 너무 엄격하다며 시대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보호주의는 안된다고 외쳐왔지만,영국은 4월부터 외국인 숙련 근로자 유입을 제한하는 노동장벽을 쌓는다. EU 차원에서도 TV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을 정보통신기기가 아닌 가전제품으로 분류,무관세에서 13.9%의 관세 대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보호주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세안도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서로 보호주의 장벽을 없애라고 촉구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특정 품목의 수입을 5개 항구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각급 정부와 공립학교가 인도네시아산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의 보호주의를 맹비난해온 중국도 경기부양책에 자국산 제품 구매를 우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국가가 실업 급증과 사회불안에 직면해 있어 국민의 감성에 쉽게 영합할 수 있는 보호주의에 빠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워싱턴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연내 자유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를 타결짓기로 합의했지만 무산된 것이나,작년 말 이후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등 20여개국에서 보호주의 조치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세계교역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다음 달 런던에서 열리는 2차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