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요플레'는 떠먹는 요구르트의 대명사격인 제품이다. 국내 발효유 시장에서 요플레는 불황 속에서도 작년 900억원어치 이상 팔리며 전년(820억원)보다 매출이 늘었다. 요플레는 발효유 산업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던 1983년 국내 최초의 떠먹는 요거트로 출시됐다. 당시 물과 설탕의 배합에 소량의 유산균을 포함한 액상 요구르트 일색이던 국내시장에 정통 호상 발효유의 시작를 본격적으로 알린 제품이다.

하지만 요플레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액상 요구르트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익숙지 않은 맛인데다 가격마저 비쌌기 때문에 쉽사리 소비자의 지갑을 열지 못했던 것.당시 요플레 가격은 400원이었다. 시내버스 요금이 110원인 시절이었음을 감안한다면 꽤 고가의 제품이었다. 반품 사태가 속출했다. 영업직원들조차 '비싸서 어떻게 파느냐'며 심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이에 빙그레는 요플레 전담 팀을 조직해 타깃 시장을 상대로 1대1 마케팅을 전개하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프리미엄을 선호하며 유럽풍 정통 요구르트 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유통 트렌드의 메카였던 서울 압구정과 신촌 등을 누비며 제품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등 마케팅을 펼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유치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부터 비로소 시장이 열렸다.

소비자들은 몸에 좋은 떠먹는 요구르트를 찾기 시작했고 요플레는 히트 상품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요플레 매출이 급증하자 경쟁사들이 앞다퉈 떠먹는 요구르트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출시 후 6년이 지나서야 경쟁 제품이 출시될 정도였다. 이후 요플레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연속적으로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 1위에 선정(한국능률협회 컨설팅 주관)되는 등 떠먹는 요거트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빙그레는 최근 시장 선점자로서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요플레를 대한민국 대표 발효유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 일환으로 빙그레는 요플레를 모(母)브랜드로 삼고 '스위벨''퓨엔' 등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스위벨'은 국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20~30대 여성 소비자의 웰빙 욕구를 겨냥한 제품이다. 열량은 100g당 95㎉ 미만으로 일반 발효제품에 비해 10%가량 낮고,장내 흡수가 빨라 대한항공 등의 국제선 노선에 공급되고 있다. 또 작년 6월에는 무설탕과 무색소,무방부제로 달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건강지향 순수 요거트 '퓨엔'을 출시했다. 또 여성 유방암 예방 의식을 전달하고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유방건강재단과 함께 만든 한정판 요거트 '요플레 핑크리본 에디션'을 작년 초 출시했다. 수익금의 일부는 유방암 예방 빛 수술치료비 지원에 쓰인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